바람결에 전하는 답신 ~ 가을에게
가을엔 해바라기를 사랑했던 고호의 정열을 안아보고 싶네 고뇌하며 별을 헤였던 동주의 하늘에 빠져보고 싶네 가을의 고마움을 노래했던 릴케의 마음을 닮아보고 싶네 진시몬의 애수도 부르고 싶네 코스모스의 유혹에도 못 이기는 척 빠져보고 싶네 가을엔 한껏 센티해지고 맘껏 멜랑꼴리 해 질라네 돈 안 드는 생각만 해 본다네 카사비앙카를 들어야지 모나코의 카사블랑카에서 로버트테일러로 al 잉그리드버그만 그녀와 차도 한잔 해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말지라도 한동안 바쁠지도 몰라 다 해보지도 못하고 가을의 끝지락에 서게 되면 멀어져 가는 가을에게 이렇게 말해줄 거 같아 ' 만나지 않는다고 멀어지는 건 아니야. 잠시 못 보는 것뿐 또 만나게 되거든. 마음이 하는 일이니까.'
좋은생각/짧은 단상 긴 여운
2023. 10. 13. 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