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쟎아요

#가을이쟎아요

< 여기서 행복할래? > 이즈쓰다

아주 자주
낯선 곳의 낯선 이방인이 되죠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에선 점점 잊히지만
기꺼이 화살이 되길 원하죠
아시죠
활시위의 떨림 같은
나설 때의 그 짜릿한 설렘을

모든 것을 가질 순 없지만
그때 그곳을 점령했던
빛나던 태양과 안개
나란한 지평선과 수평선
아름다운 풍경들
그 속의 그림 같은 사람들
돌아올 때는
따뜻한 가슴을 품고 와요

이번에 못 가면
다음에 갈는지도 몰라요
근데요
이번에 못 갔는데
다음엔 갈 수 있겠어요
일단 길을 나서면
그다음은
바람이 알아서 할 거예요

여행은
용기가 필요한 게 아니라
갈망하는 두근거림이 필요해요
'여기서 행복할래.'의
줄임말이 여행이래요
어쩌면 그 짧은 일탈이
지루한 삶의 끝에
비상구가 될지도 모르잖아요

여행은
있는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에요
가난한 사람은
가진 게 적은 사람이 아니라
더 원하는 게 많은 사람입니다.
문제는 원하기만 한다는 거죠
다니던 길에서 벗어나면
새로운 모험은 시작됩니다.

마음만 있다면, 그곳이 어디든
노르웨이의 숲일 수도
덴마크의 들녘이 될지도
독일의 이쁜 마을일 수도
감성 가득한 프랑스 일지도
민들레 홀씨처럼
자유로이 날아가는 거죠
가까운 곳에 원하는 게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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