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취하세요'~샤를르 보들레르의 시를 내식으로

< 봄에 취하세요 > 이즈쓰다

한껏 취해있으련다
공원 푸른 잔디의 흔들림
강변 돌계단 발자국 소리와
목련나무 아래 꽃잎 내리는 모습
도랑으로 흐르는 맑은 물소리에도
돌, 물, 꽃, 바람, 별과
샤를르 보들레르의 시와
함께할 모든 것들에 잔뜩 취하련다

취해 있으니 의식할 수 없고
의식하지 않으니 고통도 없고
그러다 깨어나거든
방안 벽시계든, 날아가는 새든
지나는 바람이든, 반짝이는 별에게든
몇 시냐고 물어보는 거야
그러면 그러겠지
더 취해 있으세요. 쉬지 않고 취하세요
취하지 않으면
일에 속박당하고
시간에 결박당하고
일상에 체포되리니
즐기려면 계속 취해있으라고

꽃과 바람과 하늘과 별과
대지와 사랑과 마주하는 모든 것들에
취하지 않으면
즐길 봄도 적을 거니
쭈우욱
와인으로 향기로
시로 왈츠로 사랑으로
깨지 말고 계속해서 취해있으라고
그러면 진짜 봄을 보게 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