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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 가볼만한곳 ] 이끼에 반하다 ~ 여수 무슬목 해변

여행이야기/알고가자 여행!

by 이즈원 2023. 1. 2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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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돌섬 해양수산 과학박물관 뒤편에 이끼와 공생하는 몽돌들이 있는 해변이 있다.

해변으로 밀려온 크고 작은 바위들이 바닷물에 잠기고 나오기를 반복하며 자연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한다.

 

 

일출이 시작되기 30분 전

짙은 먹구름으로 뒤덮인 하늘의 상황을 봐서는 일출 장면을 보여줄 거 같지 않았다.

일찌감치 포기하고 열심히 몽돌을 찍던 중 감사하게도 구름뒤에 숨었던 해가 짧은 시간 장엄한 모습을 보여준다.

 

 

해의 붉은 빛줄기가 수평선으로부터 지평선으로 이어지고, 바다표면은 형언할 수 없는 색으로 나를 매료시킨다.

한순간이라도 놓칠세라 한참 동안 셔터를 누르다가 해가 구름뒤에 숨고 나서야 몸을 세울 수 있었다.

 

 

아직 이끼와 공생하는 몽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끼 낀 몽돌을 보려면 물이 빠진 오후나 되어서야 가능하다고 해서 그동안 근처 향일암에나 가보기로 했다.

 

 

오후시간이다.

다시 찾은 몽돌해변.

아침 광경과는 또 다른 해변이 눈에 들어왔다.

녹색의 이끼로 뒤덮인 몽돌들이 해변을 메우고 있었다.

 

  

장노출로 몽돌과 몽돌 사이 파도의 흐름을 담고자 했으나 강한 자외선과 잔잔한 파도는 쉽사리 좋은 장면을 담을 수 있게 허락하지 않았다.

 

 

예전에 본 영화 '이끼'의 대사 한 구절이 떠올랐다.

' 니는 신이 될라 하나?

내는 인간이 될라 하는데 '

 

 

일출을 찍을 때만 해도 이거면 되었다 싶었는데 이제 몽돌까지 근사하게 찍고 싶어 욕심을 내니..

바다로 이어져 있는 몽돌들을 보며 문득 떠오르는 글

시인처럼 또 주저리주저리 몇 자 적어본다.

 

 

< 네게로 가는 길 ~ 이즈 >

 

더딜지라도

네게로 조금씩 다가 가리라

바닷물에 온몸이 잠길지라도

삼백육십오일 중 절반만이라도

환한 당신 얼굴 볼 수만 있다면

해변가 이끼 같이 살아가리니

 

가다가 미끄러져 빠질지도 모르고

가다가 가다가 디딜 돌 마저 없어져

네게로 난 길 나아가지 못하면

끝바위 한편에 망부석같이

둥지 틀고 머무를지니

기약 없는 그리움 이어 버티다

요행히 바위 하나

바닷길 다시 이어주면 

그 바위 희망 삼아 연을 이어

한발 또 한발 네게로 다가설 것이다.

 

아침으로 대하는 그 빛으로

내가 숨 쉴 수 있다면

우리 사이 바다가 가로막아도

부서지더라도, 상처 나더라도

엔젠가 네게로 가고야 말겠다.

당신은 태양이 돼라

나는 작은 바위 이끼되리니

당신은 신이 되어라

내는 변치 않는 이끼가 되어

눈부신 당신께로 다가갈 테니

당신은

변함없이 머물러만 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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