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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가볼만한곳 ] 길상사의 겨울

여행이야기/알고가자 여행!

by 이즈원 2023. 1. 2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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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길상사에서
#겨울에 어울리는
#백석과 자야의💘story


<흰 바람벽이 있어 ~ 백석 >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촉(十五燭)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 던지고

때글은 다 낡은 무명샤쓰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지가지 외로운 생각이 헤매인다

그런데 이것은 또 어인 일인가
이 흰 바람벽에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있다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이렇게 시퍼러둥둥 하니 추운 날인데 차디찬 물에 손은 담그고 무이며 배추를 씻고 있다.

또 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내 사랑하는 어여쁜 사람이
어느 먼 앞대 조용한 개포가의 나즈막한 집에서
그의 지아비와 마조 앉아 대굿국을 끓여놓고 저녁을 먹는다
벌써 어린것도 생겨서 옆에 끼고 저녁을 먹는다

그런데 또 이즈막하야 어늬 사이엔가
이 흰 바람벽엔
내 쓸쓸한 얼굴을 쳐다보며
이러한 글자들이 지나간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어가도록 태어났다
그리고 이 세상을 살어가는데
내 가슴은 너무도 많이 뜨거운 것으로 호젓한 것으로 사랑으로 슬픔으로 가득 찬다

그리고 이번에는 나를 위로하는 듯이 나를 울력하는 듯이
눈질을 하며 주먹질을 하며 이런 글자들이 지나간다

하늘이 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

초생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또 '프랑시쓰 쨈'과 도연명과 '라이넬 마리아 릴케'가 그러하듯이

진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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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과 자야(김영한)의 사랑은 로미오와 쥴리엣에 버금가는 러브 스토리이다.( 김영한의 일방적 얘기라는 설도 있음 )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 윤동주라면 시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시인이 백석이라 한다.
윤동주가 백석바라기였다고 하니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은 백석의 흰 바람벽이 있어 에 영감을 받았다고도 한다.

잘 생긴 외모에 뛰어난 글 솜씨까지 백석은 당대 최고의 로맨티스트 였다.

관세음보살


그런 백석이 회식자리에서 보게 된 기녀 김영한에게 반하고. 백석은 그녀에게 자야라는 애칭을 붙여주면서 둘은 연인 사이로 발전한다.
하지만 집안에서 자야가 기생이라는 이유로 결혼을 반대하며 서둘러 결혼시키려 하고 백석은 신혼 첫날밤 자야가 따라올 거라 확신하며 도망가다시피 먼저 만주로 가지만 백석의 앞길에 방해될까 염려한 자야는 결국 가지를 않았고...
해방이 되어 자야를 찾아 고국으로 돌아온 백석. 하지만 자야의 행방을 찾지 못했고, 둘은 분단으로 인해 남과 북으로 떨어져 살게 되며 죽을 때까지 만나지 못하게 됩니다.
백석은 북에서 96년 사망했고 자야는
남에서 요정집 대원각을 운영해 1000억 원대의 재력가가 됩니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느낀 바가 있어 자야는 죽기 전 재산을 법정스님에게 조건 없이 기부하는데 이때 염주 한벌과 길상화라는 불명을 받게 된다. 김영한의 기부금으로 1997년 지금의 성북구 소재 길상사가 세워진다.

그렇게 일군 재산을 기부하는 게 아깝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영한은  '그깟 천억 원 백석의 시 한 줄 만도 못한 건데'라는 유명한 답을 남깁니다.
자야는 백석 사후 3년 뒤 99년 폐암으로 죽게 되고 유해는 우언대로 길상사 뒤뜰에 뿌려진다.


길상사는 과거 요정 대원각을 개조해 만든 사찰이다 1995년 조계종 송광사 말사로 등록하였고 1997년 길상사로 명명하며 시민에 개방되었다.

일주문

일주문 현판에는 삼각산 길상사라 적혀있다.

극락전

일주문 정면으로 극락전이 보이는데 길상사는 창건 때부터 대웅전이 없었고 아미타불을 모신 극락전이 본당 역할을 하고 있다. 극락전 뒤가 스님들의 처소인 요사체이다.

설법전

일주문 우측의 설법전이다. 설법전에서는 수양을 위한 기도와 불교학교가 열린다.

범종각과 설법전

설법전 앞에는 범종이 있는데 이  자리는 요정이었던 시절 ViP 자가용 기사들이 대기하던 곳이라 한다

칠층보탑

설법전 옆 7층보탑은 법정스님을 기리고자 영안모자 회장이 무상 기증한 석탑으로 석탑 안에는 사리가 봉안되어 있다고 한다.

지장전

일주문 좌측 뒤편의 지장전이다. 1층은 사찰다원인 다라니원이고 2층에는 지장보살과 그 뒤로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신주와 위패를 모시고 있다

길상헌
길상화 사당과 공덕비

김영한이 말년을 보냈던 길상헌. 길상화의 뜻을 기린 길상사당과 공덕비다.

진영각

법정스님인 생전에 진영각에서 기거했고 사후 스님의 유품과 위패가 모셔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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