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인 > 이즈쓰다
보이지 않으면 보고 싶고
막상 보면 행복하기도 그렇기도
멀어지면 아쉽고 그리워지는
오래되고 다정한 연인들처럼
허물어지고 모호해진 경계선위에서
위안 받으며 체득된 의무감 하나로
우리는 하루라는 벽과 마주한다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디엔가 오아시스가 있어서라는
어린 왕자의 넋두리를 핑계 삼아
언젠가 나에게도 라는
막연한 기대와 희망 섞인 설렘이
또 하루를 살아가게 한다
태양이 머물다간 거리에
어둠이 내려오고, 그때쯤
가로등은 잠에서 깨어난다
네온사인이 현란하게 흔들리면
투명인간처럼 보이지 않던 본능은
음흉한 마수를 드러낸다
얼큰하고 기름진 음식을 안주삼아
씹고 마시고 맛보며
잡식동물의 야수성을 드러낸다.
싸리리한 알코올이
목덜미를 따라 폐부를 흐르고
세포 구석 후미진 곳까지 도달하면
온종일 자신을 짓누르던 일상과
일과가 주는 속박에서 벗어나
내 안으로 결박된 수갑을 풀어준다
일탈인지 이탈인지는 모르지만
수십 수백 번 선로를 비껴 서가며
가느냐 마느냐를 고민하다가
종국에는 주저 않고 마는
비겁한 선택을 최선이라 자위했다
가슴이 용광로처럼 타올라도
무디어지고 무력한 상실감은
쉬이 정해진 경로를 벗어나는 것 또한
허락하지 않는다.
단 한 번도 현재로부터
자유로워질 용기는 어디에도 없었다.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가?
그래 그렇다라고 답하지만
자신에게 정당하다는 모범답안을
최면처럼 주문해 가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현대인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가?
그래 그렇다라고 답하지만
자신에게 정당하다는 모범답안을
최면처럼 주문해 가며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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