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마네킹이란 제목으로 큰 호응을 받았던 영화가 있었다.주인공은 우연히 보게된 마네킹이 자신의 이상형이었으면 하고 상상 하게 되는데 어느날 마네킹이 살아서 내앞에 진짜로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가 주요 내용이었다. 당시로선 참 기발한 각본의 영화라 생각했다.
영화를 보고난 후 쇼윈도에 전시되어 있는 마네킹을 보며 혹시 나에게도 란 말도 안되는 상상을 했으니까...
마네킹과 비슷한 영화가 있다.2012년에 발표된 '루비스팍스' 이다.
영화속 루비스팍스는 주인공 캘빈의 상상속 여인이다.
젊은 나이에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캘빈 그에 대한 지나친 대중의 인기와 관심은 그를 지나치게 독선적이고 자기중심적으로 만들어버리고,급기야 대인기피증까지 생기게 만든다.자연 캘빈의 이러한 생활은 소설의 중요한 경험들마저 사라져 여러해째 글을 쓰지못하는 상태로 이어진다.
마침내 정신과 상담을 받던중 의사는 그에게 관심있는 아무것이나 글을 써보라고 권유한다.캘빈이 글의 소재로 선택한 건 바로 자신이 상상하던 이상형의 여인 루비스팍스이다.
생각만으로 상상의 루비를 만들어가던 캘빈의 주변에 여성의 속옷이 집안에서 발견되는등 이상한 일들이 하나둘씩 일어난다.그러던 어느날 소설속의 루비가 현실처럼 캘빈의 집에 함께 있는게 아닌가? 꿈인가 생각했지만 그건 현실이었다.캘빈은 루비와 영원할것 같은 사랑을 하고,하지만 이들에게도 갈등은 생기고,우연히 루비가 자신이 쓰는 글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는걸 알게된 캘빈은 루비를 자신의 생각대로 만들어가는데.....
남자들은 여자들과는 좀 다른 특이한 뇌구조를 가졌다.
설문조사를 통해 알 수있듯이 남자들의 여성에 대한 주된 관심사는 예쁜여자다.젊었을때는 특히 심하다.모두가 날씬하고 예쁜 자신만의 이상형을 마음속에 모셔둔다.이러한 생각은 나이가 들어도 마찬가지이다.근데 그게 한계다.문제는 이 이상형의 여자와 산다고 해도 그 맘속에는 또다른 이상형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물론 가끔가다 그렇지 않은듯 보이는 몇명도 있지만...
영원히 너만을 사랑하겠다는 남자의 프로포즈가 빈말이란건 10년정도의 결혼생활을 한 여성이라면 누구나 다 안다.그말은 지금의 네가 10년후에도 그대로라면 그러겠다는 말이다.
하지만 상대적이라 남자도 여자도 변한다.환상만 보였던 상대에게서 그 반대되는 다른게 더 보이고 삐걱대기 시작한다.
영화속 캘빈과 루비는 전형적인 남녀사이의 틀을 보여준다.
남성은 아름다우면서도 헌신적이고,그러면서 나의 사생활을 존중해주는 그런 여성을 원하지만 여성은 남자가 자신만 바라봐주길 원한다.사소한것도 얘기해주고 관심을 가져주길 원한다.이런 남녀의 차이는 가끔씩 해답없는 파국으로 치달을때가 있고,캘빈과 루비도 마찬가지이다.
캘빈은 일의 특성상 자기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고,모든걸 캘빈과 함께였던 루비에겐 그시간이 홀로 소외된듯한 것처럼 느껴졌다.결국 캘빈은 자신의 의지대로 루비를 소설속에서 만들어가기 시작했고,한동안 효과가 있는듯 했지만 결국 이또한 완전한 방법은 아니었다.남녀 사이의 사랑이란 상대적이니까 말이다.서로에 대해 상대성이 아닌 캘빈 혼자만의 주관적 사랑이 오래 갈리는 없으니까 말이다.
마침내 캘빈의 소설대로 자신이 생각하고 행동한다는걸 알게된 루비는 집을 뛰쳐나가고,캘빈은 그의 소설에 이렇게 쓴다.
루비는 집을 나가고,그녀의 이전 과거는 모두 사라지게 된다.
루비가 떠나고 혼자 남게된 캘빈,그녀가 없는 빈 자리는 그녀가 자신에게 필요하고 소중한 존재란걸 뒤늦게 깨닫는데..
이 경험을 기초로 캘빈은 마침내 소설을 완성하고,산책하던 공원에서 예전의 캘빈과의 기억을 모두 잊어버린 루비를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다.
'빌려온 사랑은 가식적이야' 라는 루비
영화 한편의 내용을 한마디로 표현해주는 대사가 아닐듯싶다,
영화속의 여주인공 조이 카잔이 바로 영화 각본을 쓴 작가이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수동적인 루비의 연기를 천역덕스럽게 할수 있었던건 아닐까?
또한 비현실적인 설정이 상상속 루비와 현실속 루비의 경계를 어디까지 해야하는지도 고민하게 만든다.
만약에 이상형의 여인이 당신앞에 나타난다면?
당신이라면 어떡하겠는가?
내가 내린 결론은 한동안은 행복할것 같다.
하지만 상호 인내와 배려 관심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그건 아마 불행의 시작일런지도 모를일이다 라는 것이다.
또하나의 특징은 영화 곳곳에 환상적인 데이트를 꿈꿨던 장면들이 녹아들듯이 삽입되어 있다는 것이다.
포스터같은 영상과 배경음악 또한 잘 매치되어 절로 입가에 미소가 그려지게 한다.
개봉후 몇년이 지났지만 내가 최근에 정신없이 재밌게 본 루비스팍스 란 영화의 존재감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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