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와 백성의 욕됨이 이에 이르렀으니 죽지 않고 어이하랴
아버지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나라의 주권도 회복하지 못했으니
충성도 못하고 효도도 못한 몸이니죽은들 어이 눈을 감으랴. <왕산 허위 선생이 체포되어 죽기직전 남긴 글이다.>
구미에 살면서도 왕산허위 기념관이 구미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분들이 많다고들 한다.
구미의 대표적 독립운동가인 왕산허위 선생의 업적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려야겠다는 생각에서 다녀왔던 곳이다.
잘 정돈된 듯한 입구
태극기가 바람에 나부낀다. 찾지않는 사람들을 부르고 있다.
왕산 허위 기념관의 1층에는 훈장실이라고 불리는 기록실과 창작실 영상실이 있고, 2층에는 열람실과 시청각실이 있다.
주차를 하고 들어간 내부에 가장 먼저 보이는게 허위선생의 상반신 흉상이었다. 입구 좌측에는 방문객들의 방문소감과 소망을 적어 놓은 게시판이 있었다.
흉상의 우측으로 훈장실이란 방이 있다.
훈장실의 정면에 훈장증이 보인다. 선생은 그 공을 인정받아 1962 년에 대한민국 최고의 훈장인 1호 건국훈장 수상자로 선정되셨다.
왕산 허위!
경북 구미 임은동 출생으로 일본의 국권침탈에 항거한 의병장 출신이다.
그의 가계는 구한말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대표적 가문이었다. 부친과 왕산의 형제 그의 자손들까지도 독립운동에 자금을 대거나 무장항일투쟁에 앞장섰었다.
왕산의 직계가족 중 일부는 독립운동 자금을 대거나 국내 투쟁이 여의치 않자 만주로 건너가 무장투쟁을 계속하였고, 끝내 국내로 돌아오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한 형제도 있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허위 선생은 1895년 명성황후 시해와 단발령에 항의하며 1896년 의병을 조직하여 그 기치를 올렸으나 고종의 만류로 의병을 자진 해산하고 청송 진보에서 학문을 수양하고 후에 관직에 나가게 된다.
1899년 계속되는 일본의 조선침탈에 항거 일본 침략을 규탄하고 전국에 의병을 일으킬 것을 촉구하는 배일통문을 돌린다. 이일로 선생은 관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안중근 의사조차도 왕산 허위 선생을 평하기를 " 우리 이천만 동포에게 허위 선생과 같은 진충갈력의 용맹의 기상이 있었던들 오늘과 같은 굴욕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본시 고관이란 제 몸만 알고 나라는 모르는 법이지만 허위는 그렇지 않다. 따라서 허위는 관계 제일의 충신이다."라고 추켜세울 정도였으니 그의 기개가 어느 정도였는지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1905년 한일의정서가 체결되고 고종의 퇴위와 군대해산이 잇달아 일어나자 허위선생은 다시 의병을 조직하고 얼마 후 이인영등과 더불어 전국적 의병 연합체인 13도 창의군을 창설한다.
13도 창의군은 국권회복을 위한 서울진공작전을 계획하고 전국의 의병 1만을 양주에 집결시킨다. 300명의 별동대로 동대문까지 진격하였으나 후속부대의 합류가 늦어지면서 패퇴하고 이후 계속적인 의병활동을 전개하던 중 체포되어 서대문형무소에서 향년 54세로 그 생을 마감한다.
서울 청량리에서 동대문까지의 길은 왕산로라 불리어진다. 13도 창의군의 서울진공작전을 기리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기념관을 나오니 좌측으로 허위선생의 유허비와 무덤이 보인다.
풍족하고 어려움이 없는 시대다.
우리는 가끔 어려운 시대의 역사를 잊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선조들이 피로써 지켰던 희생의 대가로 지금의 우리는 행복한 시대를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일 년 중 의미 있는 며칠이라도 점점 잊혀 가는 선조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수백억을 들여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와 기념공원이 있다.
박정희 대통령은 알아도 허위선생을 모르는 분은 많을 것이라 여겨진다.우리가 정작 기념하고 더 우러러야 할 대상은 허위선생 같은 분일지도 모른다.뜻을 이루지 못했어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것과 나라를 잘 살게 하는건 비교할 수 없는 별개의 문제이다.나라가 있어야 그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말한다.
박정희 대통령이 있어 우리가 이만큼 산다고....
하지만 나는 말하고 싶다.
박정희 대통령 또한 허위선생과 같은 피 끓는 애국심과 조국애를 가진 우국지사들이 있었기에 존재할 수 있었던 거라고......바람에 날리는 태극기가 묘한 극과 극의 역사를 말해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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