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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가볼만한곳 ] 억새가 만발한 천주교 한티성지

여행이야기/알고가자 여행!

by 이즈원 2023. 2. 2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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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동명한티성지
#산티아고순례길
#억새순례길

억새나 갈대는  금방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비슷하게 생겼다. 강이나 호숫가에 피면 갈대, 들이나 산에 피면 억새라 부른다.

한티성지는 억새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곳아다.

구한말 을해박해와 정해박해를 전후하여 천주교우와 가족들이 모여들었고, 점차 교우촌이 형성되었다. 병인박해 때 교인들은 잡혀 처형되고 마을은 불태워졌다. 후에 이곳 한티의 여러 곳에서 죽은 교인들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한다.

잊혔던 한티는 60년대 초반 순교자들이 죽은 곳으로 알려지면서 성지로 거듭났고, 가실성당에서 한티를 종점으로 하는 산티아고 성지순례길에 비유되는 45.6km의 명품순례길이 탄생했다.

공소, 피정의 집, 영성관, 순례자의 집, 교우촌, 순례자의 무덤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벌거벗은 나무같이>

흔들릴망정
꺾이지 않았던 억새처럼
고난의 역경을 헤쳐 나왔던
족적들이 아로새겨 있는 곳

앙상하기만 한 나무는
이미 알고 있었음이라
걸친 것을 벗어야 비로소
세상 속에 바로 설 수 있다는 걸

스산한 바람 한 줌에도
황홀한 빛줄기 사이에도
자신을 내어놓고 이루려던
성령의 가르침들이 배어 있다.

반석 위에 굳건히 세우고자
눈물도 삼킬 수 있었겠구나
치욕과 고통도 견뎌냈겠구나
마중물로 스스로를 내던졌구나

몰라주던 세상이 헛된 것이고
고귀한 건 당신들의 믿음이었다.
죽음과도 바꿀 수 있었던 신앙으로
한티에서 살았고 죽었고 묻히었다.


한티 성지에서 가장 먼저 보았던 건 앙상한 나무 한그루. 모든 것을 내려놓은 나무는 삶을 초월한 듯 더 높아 보였다. 맞은편에 순례자성당이 있다.

마치 성부와 성자와 성신이 일체가 된 듯 나무를 바라보는 형상에서 묘한 감정이 어프로치 된다.
한티에 살고 죽고 묻힌 이들을 대변하듯 그 뒤로는 억새의 물결이다.
흔들릴망정 꺾일 수 없었던 그들의 삶을 알려주고 싶었는지...

억새사이로 빛이 든다. 그때 그 빛에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숭고한 가르침들이 배여서 그들의 가슴을 뜨겁게 데웠을 것이다.

뒤로 희미하게 보이는 웅장한 건물이 피정의 집이다.
거대한 요새 같다.
이곳은 순례자를 위한 숙소와 식당, 묵상을 하는 공간으로 사용되는 곳이다.

억새로 지붕을 삼은 교우촌의 모습에서 높은 곳까지 올라 삶을 이었던 그들의 고통과 눈물이 한편으로 이해가 된다.

입구에 영성관이라 적혀있다. 영적인 수련과 성찰을 하는 곳 같기도 하고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한참을 기웃거리다 앉아본 곳이다.
나무사이로 드는 빛이 따사롭다.

믿는 것만큼 행해질 때 참 신앙이라 할 것이다.                                                                                                                        과연 우리는 가르침대로 잘 살고 있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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