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성밖숲
#맥문동이 휑하다.
오랜만에 찾은 성밖숲.
내 첫 한마디는 '에게게'였다.
기대했던 맥문동의 너무나도 빈약한
모습 때문이다.
드문드문 꽃대를 세운 모양새가 가뭄에 콩 나듯 한다는 말 밖에는 표현할 게 없었다.
여름 끝물 바겐세일도 이 정도면 거의 폭망 수준이다.
< 여름 바겐세일 중 >
열기가 내려앉은 시간이지만
습한 기운이 빈 공간을 대신합니다
처서가 지났다지만
여름인지 가을인지 모호함에
불만 섞인 투정도 부려봅니다
여름이 바겐세일을 시작했다죠
끝무리에 보여주는 이벤트죠

빈자리를 대신한다는 건
그 자체로 부담입니다.
올망 똘망한 눈으로
기다리던 사람들은
잔뜩 설렘에 부풀겠지만
가을은 중압감으로
벌써부터 떨고 있을 겁니다.

한동안은
낮과 밤으로 이어지는
열기 속에서
뺏고 지키려는 계절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이어질 겁니다
그 후에나 화려한 계절은
제 모습을 드러낼 겁니다.

여름이 훌쩍 가버리고
홀로 남겨질 가을
보여줄 건 너무 많은데
내려놓을게 너무 많으니
고민은 깊을 때로 깊어질 거고
처음의 의욕은 사그라들고
점점 앙상하게 말라갈 겁니다.

찰나의 화려함 뒤에
남겨진 것들의 슬픔과
조우하게 될 것이며
곤두박질치는
잎새의 비명소리에
처량함의 부비트랩을
정신없이 밟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 겁니다.

자연은 대세를 거스리진 않아요
사람들은 받아들이는데
너무 익숙해져 있고요.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갑니다
있어달라 해도
붙잡을 기회조차 무시한 채로
아랑곳하지 않고
야속하게 제 길만 가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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