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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12월의 잠못 드는 밤에

일상이야기/살아가는 이야기

by 이즈원 2024. 12. 9.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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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엔 칼바람이 옷깃을 파고들더니 아침 녘엔 서리가 하얀 모자를 씌웠다
끈질기게 살아 견뎌온 생명들위로 초겨울 추위는 예외란게 없는가 보다
위로는 눈이 내렸고 아래로는 건조한 냉기만이 맴돌더니
좁은 땅덩어리 극과 극의 일기는 이념대립만큼이나 각을 세운다

잘 나가던 한 배우의 죽음을 접했고
자칫 누군가는 처참하게 쓰러진 채로 차디찬 주검이 되어
오열하는 가족을 보게 되었을지도 모를
12월 3일 밤의 느닷없는 일촉즉발의 계엄상황을 보며
과거로부터 겪어야 했던 아픔들이 다시 반복되면 어쩌나 하는 마음으로 지켜만 봐야 했다.

나이가 들다 보니
시력도 청력도 엉망이다.
잘 들리지 않아 이비인후과를 찾은 적이 있다..
약골이라 어릴 때부터 병원을 내 집 드나들듯이 했던 터라
웬만하면 병원 가는 것 자체를 기피했었는데
귀안에 귓밥이 잔뜩 끼였단다
귓구멍이 작아 파내지 못한 귓밥들이 안으로 밀려들어가 달팽이관을 막았던 것이다..
굳어 딱딱해진 귓밥들을 빼내고 나니 바로 몇 분 전의 소리보다 몇 배나 더 크게 소리가 들렸다.
조용한 호수에 돌을 던진 느낌
바람소리, 차량경적소리, 사람들 말소리등이 소음처럼 귓전에 울린다
아무도 없는 방에 혼자 있다가 시끌벅적한 시장통에 내버려진 느낌이었다.

아! 이런 거였구나

오감 중 하나의 기능이 떨어지면 다른 감각들이 발달한다더니 잘 안 들렸던 날 동안 나름대로 다른 감각기관들은 바빴겠구나. 상대의 표정을 살피고, 행동을 살피고, 알아듣지 못하면서 아는 체를 하며 박자를 맞추느라 시신경은 꽤나 바빴겠구나

다행일지 모른다.

그동안 잘 들린다는 이유로 내 말만 해왔는데 몇 주 정도는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말하는 이의 얼굴을 바라보기도 했으니
차츰 없어지기야 하겠지만....

병원문을 나서서부터 안 들어도 좋을 것 같은 세세한 소리까지도 들려오니 그 자체가 소음이고 공해인건 확실하다.

겨울에 따신 멘트 하나 소개할까 한다.

당시 jtbc 사장으로 재직하던 손석희 씨의 앵커브리핑이다. 그때도 올해처럼 유난히 겨울에 눈이 많이 왔던 거 같다.

' 올겨울 들어 처음 제대로 쌓인 눈의 양은 예상치의 두 배를 넘겨 출근길을 엉망으로 만들었다지만, 세상을 하얗게 덮어낸 눈의 풍경은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눈은 더러움과 추함을 가려주고 때로는 마음의 상처마저도 흰빛으로 덮어주는 치유의 이불이 되기도 하니까요.
(중략)
며칠 전 막내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머리 위에도 눈은 내렸을 것입니다.
나흘 전 열차 선로에서 작업하다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
매일 화장대에 용돈을 꽂아두었던 아들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어머니는 연신 눈가를 닦아냈습니다.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될 안타까운 죽음들.
그러나 세상은 어리석은 잘못을 끊임없이 되풀이하고 있고 사람들의 상처는 아물지 못한 채 계속 덧나고만 있는 것은 아닐까…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

그렇게, 오늘 서울 하늘에서는 모든 것을 품어낼 것만 같은 눈이… 아니, 사실 눈 따위로는 치유할 수 없는 슬픔이.
그리고 시인에게는 진심으로 미안한 말이지만…그 시마저도 사치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 아픔이… 차곡차곡 내려서 쌓인 아침이었습니다. '

앵커브리핑을 읽으면서 그때 들었던 생각이 올 겨울은 다른 때보다 덜 추웠으면 했었다..

지난 토요일 영하의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국회의사당과 광화문 또는 전국 각지에서 울러 퍼지던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목소리에 감동과 미안함이 동시에 교차되었다.
마주하기 싫은 계엄이라는 상황으로 겨울은 문을 열었지만 서로의 따뜻한 온기들이 언 몸을 녹이고 딱딱해진 세상마저 같이 녹일 수 있는 그런 겨울이 되었으면 하고 소망해 봅니다.
마음이 하나가 되면 시간이 문제지 세상을 짓누른 무거운 바위도 반드시 옮겨질 거라 믿어봅니다.
힘든 하루가 갔습니다.미래는 아직까지 불투명하고, 시스템은 불안한 상태로 멈추어  선 듯 합니다. 질서 있는 퇴진이란 희귀한 용어는 첨 들어봅니다. 세계사에 나라와 국민에 해코지를 한 위정자가 처벌받지 아니한 경우가 있나요.더구나 내란을 획책한 현행범인데


천인공노할 죄를 짓고도 버티기로 일관하는 윤석열과 김건희.그리고 그런 역적들을 위해 매국을 애국인양 착각하고 사는 노인네들과 그들의 피를 빨아 기생하는 부역자들과 간신배들 촛불은 결코 꺼져서는 안 됩니다. 그들로부터 더럽혀진 태극기를 다시 되찾아 와야 합니다.
보수의 탈을 쓴 극우주의자들에게 쥐어줘야 할 것은 태극기가 아니라 쇠고랑입니다.대한민국은 더이상 나라와 국민을 향해 칼을 든 자들을 용서하는 나라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같은 일이 게속해서 반복되지 않게 하려면 관용으로 보듬었던 흑역사의 전철을 이제는 끊어야 합니다.뉘우침없는 윤석열의 낯빛을 보며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놈들에게 관용 이란 나쁜놈들 에게 주는 너무나 사치스러운 면죄부 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생각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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