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사진에서(2016년 사진)
#지옥 시즌2 여기서도 찍었다.
한 치 앞을 분간하기 힘든 안개로 뒤덮여있던 도시로 새벽이 지나고 아침이 왔다.
쾌청하지만 매일처럼 앙상해지는 가로수를 볼 때면 이내 쓸쓸하다 또는 외롭다는 생각이 드는 게 이맘때의 감정선이지 싶다.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다 의 저자 조진국은 이 외로움과 쓸쓸함이란 두 단어를 절묘하게 표현한 걸 보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외로움은 문득 울고 싶어지는 것이고, 쓸쓸함은 울어도 아무것도 없다는 걸 이미 얼고 있는 거라고 정의한다.
아런 감정들과 매치되는 장소가 있다.
현재는 들어갈 수도 없는 곳이지만(사고및 이유로 출입 시 법적 책임을 받는다고 합니다.)
넷플릭스 지옥 2 5화를 보며 순간 반가운 무언가를 만난듯한 착시에 들었다.
정우성과 강동원이 주연했던 영화 인랑의 촬영지기도 한 김천폐교였다.
부러지고 늘어진 나무들을 헤치고 가다 보면 음산한 느낌의 회색빛 원형 콘크리트 건물을 만나게 괸다.
간호대가 들어설 예정이었는데 시공사가 부도를 맞는 바람에 공사가 중단된 상태로 오랜 시간 방치된 건물이다.
지옥 시즌2는 점점 나빠져 더 이상 나빠질 것도 없는 세상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세상을 구원할 방법을 찾는 사이비종교 같기도 한 화살촉, 새 진리회, 소도의 세 그룹과 개선보다는 이들을 효과제로 통제하며 현재의 세상을 독점하고 유지하려는 정무수석 이수경 사이에서 벌어지는 인간군상들의 갈등과 대립을 극화한 것이다.
맘에 쏙 드는 대사 몇 줄 가져와 봤다
과거부터 권력과 권한을 독점한 지배세력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대표적 통치방법일 거 같다는 생각에서
우호적인 집단도 비판적인 집단도 결국은 통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필요에 의해 남겨두는 하나의 수단일 뿐, 자율성은 주지만 그건 철저하게 통제하에 있어야 하고 불가피할 시 없앨 수밖에 없는...
정부의 컨트롤 실무자로 나선 이수경 의원의 대사중애 이런 부분이 있다.
' 물려줄 세상이 어딨어
세상이 아무리 좆같은 세상이 된다 해도
지옥을 지탱할 시스템이 필요한 거야
이게 그나마 애들에게 물려줄 가장 나은 세상이야
통제가 가능한 두 가지 대립된 생각이
끝없이 싸우는 그런 세상
통제가 가능하면서도
어느 정도 인간의 자율성이 확보가 되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뭔가 좀 해소도 하고
열정도 불태우는 그런 정돈된 세상. "
오래전 사진을 보노라니 마치 뼈대만 남은 빈 공간에 우뚝 서 있는 게 대한민국의 현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았다.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썩을 대로 썩어가는 극도의 집단 이기주의와 분열 속에 피멍이 들어있는 쉽게 치유될 거 같지도 않은
고여있는 빗물에 투영된 내관이 서글퍼지는 건 당연한 것일지도
창살이 쳐져있는 돔형의 천정은 더 그렇고
탐욕과 쾌락에 몰입한 관중들이 모인 콜로세움의 한가운데서 생사를 가늠해야 했던 검투사들의 낯빛과 처절함이 섬광처럼 다가온다.
공포영화에서나 봄직한 아무렇게나 방치된 집기와 뽀얀 먼지 마치 있어야 한다는 듯 빈 공간을 촘촘히 이은 거미줄.
어두워지면 도깨비들의 놀이터가 되어도 전혀 이상할 것 같지 않은
무서움에 한없이 비겁헤지고 싶어 왔던 길을 쏜살같이 빠져나가고 있는 나를 보았다.
늑대의 탈을 쓴 사람보다 사람의 탈을 쓴 늑대가 너무 많은 세상이니.
찬란함이 그리워졌다.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지만 늘 외로울 수밖에 없는 존재가 사람이다.조금 형편없는 삶일지도 모르지만
' 그래도 당신은 오늘 멋졌어 '
세상은 포기하지 않았기에 지금까지 온 거야, 그중에 당신의 헌신도 있기를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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