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주암정
입추라는 절기가 좀처럼 실감 나지 않는 요즘 날씨이다.
주암정은 조선시대 유학자 채익하를 기리기 위해 1944년 후손들이 지은 정자이다.
금천변에는 강을 따라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둘러싸 있는데 오랜 세월 바위와 공생햔 능소화가 이쁜 꽃을 피우고 있다.
그 중에 배 모양을 한 바위가 있어 그 위에 선실처럼 정자를 지었다. 주암정이란 정자 명칭이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지금은 작은 연못이지만 예전에는 아래로 강물이 흘렀다고 한다.
차 한잔 마시고 가세요. 주인 없는 정자에 커피포트와 믹스커피가 놓여있고
찾는 이 드문 정자엔 능소화가 적막한 주변을 메우고 있다.
무심한 바람도 오늘 만큼은 휴가중인거 같다.정자를 보다가 메모한 글이다
< 주암정에서 > 이즈쓰다
한여름 무더위에
지저귐 없는 게 새뿐이런가
기암괴석 가득한 곳에
인적 없기가 다를 바 없네
연꽃 따라 수행 중인지
물소리 마저 고요한데
과묵한 바위 위에
정자 한 채 덩그러니
산은 병풍처럼 두르고
능소화가 지천인데
주인 없는 정자에
객 맞는 건 茶뿐이네
옛날 그 시절엔
아래로 물길이 났다지
무릉도원 가는 벳길이
이를 닮았음이야
신선처럼 꼬고 앉아
茶 한 모금 들이키면
속세를 떠나 자연을 벗 삼는데
군자라 한들 흉 될 일이 있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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