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에 보면 죽은 공명이 살아있는 사마의를 물리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 거 보면 공명은.범상한 인물임엔 틀림이 없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 보면 장렬한 죽음의 마지막을 앞두고 꼭 나오는 대사들이 있다.'비록 여기가 무덤이 되겠지만 사람들은 우릴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라는 비슷한 류의 대사이다.
이처럼 세상에는 죽어서도 잊혀지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살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잊히는 사람들도 있다.
흔히 우리가 죽었다 라고 할 때 죽음의 의미는 무얼까?
그건 단순히 눈앞에서 주검을 목격해서가 아니라 가족과 주변의 기억에서 잊혀졌을 때가 아닐까?
시간이 흐르며 주변인들은 죽음을 당연히 받아들이고, 하나둘씩 그 기억속에서 망자의 기억을 지워나가겠지. 그때 비로소 그는 죽은 게 되는 것이다.
비록 이 세상에 없지만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았다면 적어도 생물학적 의미의 사망만으로 죽었다고 하기엔 조금 미진한 부분이 있지 않나 싶다.
반대로 살아있는 우리를 생각해 보자.
우린 언제 아플까?
살아 있는 것 자체가 힘이 든다고 느낄까?
가장 힘든 건
바로 누군가에게 잊혀질 때가 아닐까?
가족은 예외로 하더라도 내가 살면서 관계하고 부딪히던 이들로부터, 아님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잊혀졌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힘이 들 것이다.
살아도 사는 게 아니야 죽은 것만 못해 라는 넋두리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문득 화려하게 피었다 짧은 생을 마감하는 봄꽃들을 보노라면 살아있건 죽었든 간에 잊힌다는 건 그 자체로 슬프고 아플 것이며, 그 아픔으로 인해 살아있는 것조차 죽음보다 더 못하다는 생각을 누구나 한 번쯤은 가져보았지 않았겠나 생각해 본다.
내가 보는 삶과 죽음의 경계란 바로 기억되느냐 잊히느냐의 문제일 것 같다고 불현듯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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