初雪 오는 날 적다.

#스토리에 눈이 내리면

우리 동네에 어젯밤 첫눈이 왔다.
함박눈이 펑펑
차 한잔 마시며 이런 발칙한 생각을 했지

< 初雪 > 이즈쓰다

까만 밤하늘
눈이 내리고
하얀 눈 세상이
시야에 펼쳐지면
간절한 눈빛으로
널 찾고 있는 내가 보이지

첫눈 오는 날
만나자는 약속은 없었지만
마치 그랬다는 듯
같은 생각을 하면
예정된 듯
서로 만나게 될 거라는
영화 같은 상상을 하게 되지

첫눈은
하염없이 펑펑 오는데
눈 쌓인 가난한 가지처럼
미동도 없이
눈길을 걷게 되는 건
슬픈 동화 같은 느낌 때문에
이루어지기 힘든 첫사랑처럼
첫눈도 언젠가는 그칠 거니까

그런 일이야 없겠지만
그래도
첫눈 오는 날
우연처럼 너를 만났으면 해
어색한 대화 후에
금방 뒤돌아 설지라도
현실 속의 연인처럼
너를 만났으면 좋겠어

初雪이야
네버엔딩 스토리처럼
눈은 계속 내리는데
한번 불붙은 감정은
쉬이 꺼뜨리고 싶지 않아
설령 눈처럼
이내 식어버릴지라도
그 감정을 놓고 싶지는 않네

연애는
현실의 이야기지만
사랑은
마음속 이야기니까
눈 오는 겨울왕국에서나
가능한 생각 속 이야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