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送年哀歌
< 송년애가 >
일촉광음 이라더니
손쓸 틈 없이 이만치 와버렸네
처음의 맹세는
심심하면 비처럼 흘러내리고
마음속 굳은 다짐도
눈 녹듯 사그라지기 일쑤였네
새물은 새 부대에 담아얀다며
하지 못함 시간을 핑계 삼으며
첫날을 살았고
다음날을 살면서도
유독 한결같기만 한
채 몇 날도 못 가는 작심들이여
못한 것 보다야
이룬 게 많다 위안하며
산과 길이 폭설로 막힌대도
투지만큼은 쨍쨍하고도 넘쳤는데
주어진 시간 소진되어 갈수록
혈기도 딱 그만큼씩 역주행이네
아침저녁 냉기는
뼛속까지 진을 치고
살 에는 찬 바람은
옷깃을 후벼 파는데
봄 더딘 것도 계절 탓이라며
주야장천 원망만 쏟아내고 있다
시위 떠난 화살은
돌아올 리 만무하고
지나버린 시간도
영영 되돌릴 수 없을 터인데
그런 법이 어딨냐며
순리를 거스를 이유만 찾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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