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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믿음이 사라질때

일상이야기/살아가는 이야기

by 이즈원 2023. 12. 2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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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서 더 따뜻했으면 하는 계절이다.

나름의 글을 읽은 누군가가 한 번은 이렇게 말한다

' 제게 없는 삶을 사시는 거 같다고..'

그냥 웃을 뿐이다.

' 마음만 그래요. 현실에선 그렇지 못해요. 단지 그랬으면 하고 바래요. '
내가 하는 답변은 늘 이런 식이다.


높은 곳에 올라가 본 사람은 안다.
보이는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도 많은 상처는 있다는 것을..

상처 몇 개씩을 안고 살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 웃는 우리이다.

생각해 보면
그런 상처들에 굳이 처방이 없어도
아침이면 말끔히 낫는 것은 사랑이라는 약효 때문인지도 모른다.

'사랑해'라는 표현
언제 해봤는지 까마득하다
해본 적이 없는 거 같기도 하다.
사실 난 사랑한다는 말보다는
수고했어, 고생했어란 표현을 많이 한다.
닭살 표현엔 예전부터 많이 서툴러서다

시험 본 애들에게도 수고했어
열심히 일한 분들에게도 고생했어요
일을 마치고 들어오면 오늘도 애썼어
사랑해라는 말 대신에
내식의 표현법이기도 하다.

사랑한다는 건
너의 모든 걸 내가 이해한다는
너의 아픔까지도 함께 할 거야 라는
애정의 강도를 언어로 표현한 것이다.


하루의 결과물속엔 달고 쓴, 좋은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의 부분적  과정들이 함축되어 있다.

좋았던 건 그렇다손 치더라도
상대가 힘들어할 때 함께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을 나만의 사랑방식으로 표현한다.
내가 그걸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의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요즘 세대는 살면서 사랑해라는 표현을 자주 한다고들 하는데....
입밖에서 맴돌기만 할 뿐 자연스럽게 나오지는 않는 게 나이 든 세대는 맞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무엇보다 중요한 건 관심이다.
가장 힘든 건 아무도 나를 보아주지 않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간섭을 받는다는 건
귀찮은 게 아니라 아직도 관심받을 여지가 자신에게 남아 있다는 증거다. 자신에게 믿을 여지가 남아있단 증거이다.
무관심보다는 훨씬 좋은 것이다.
그마저도 없었다면
철저하게 외톨이가 되고 말 것이다.


가끔 누군가와 차 한잔이 생각날 때
마땅히 전화할만한 곳이 없을 때
누군가 아무 말이라도 붙여주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을 때
우리는 힘들어지고 무너지게 된다.

혼자라는 상실감이
자신을 버티게 해 준 마지막 동력을
일시에 잃어버리게 하는 것이다.
물론 신뢰라는 밑바탕이 깔려있다면
또 다른 문제일 수도 있겠으나,

예를 들어
회사가 나를 믿는다는 확신
그 사람은 나밖에 없어라는 믿음
저 친구는 믿을만해라는 평가들

그런 신뢰가 밑바탕에 깔려 있으면 주변의 무관심도 일정 부분 케어가 가능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자신이건 주변 관계건 어떤 식으로든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

믿는다는 건
억지로 믿기위해 마음을 먹는다고 믿어지는 게 아니다.

믿음이란 건
지나온 시간에 일관되게 적용되어 온 자신의 말과 행동들로부터 상대방에게 자연스럽게 형성된 요지부동의 감정이다.

어떤 사람들은 상대에게 억지 믿음을 강요한다.
하지만 그건 강요해서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특히 사랑하는 사이에서 믿음은 더 그렇다. 그 관계로부터 파생된 불신은 좀처럼 시간이 지나도 회복되진 않는다.

해결의 가장 큰 방법은 불신의 원인제공자가 조금 더 인내하고 노력하는 것 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당신이라면 믿을만해
그런 믿음이 자신과 주변의 관계를 지금까지 유지하게 만드는 거라는 걸 잊지 않아야 한다.
내게서 멀어졌던 사람과 많은 관계들은 나와 그들을 만나게 해 주었던 믿음이 더 이상 관계를 유지시켜 줄 만큼 단단하지  않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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