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지방 양반가옥의 전형적인 형태를 보여주는 명재고택
국가민속문화재 제190호로 지장 된 명재고택은 조선 숙종 때 학자 명재 윤증이 살던 고택이다.
명재고택의 백미는 즐비하게 늘어선 장독인데 여기서 나온 장을 전독간장이라 한다.
< 전독간장 >이즈쓰다
연환계인가
가을이 펼쳐놓은
신비한 책략들에
혼비백산하고 산다
색계가 펼쳐지는가 하면
낙엽비가 싸라기처럼 내리고
대지가 붉은 피로 흥건해지면
앙상한 나목사이로 웅웅 거리는
들숨날숨의 소리
귀신 곡하는 소리
산등성이 저 멀리
희뿌연 안개 스멀거리고
기와지붕 사이 굴뚝 위론
새 나온 연기 허공을 활보한다.
인고의 시간 속
장독 속은 끓어오르고
닳아진 세상이 흉내내기 힘든
깊은 장맛을 혀끝에 안겨왔으니
동경하지만 좀처럼
맛볼 수 없는 게 그 안에 들어있다.
수백 년 고택의 향
담장의 뒤안길 돌고 돌아서
정성 버무린 손길로 이어지고
섬세한 숨결로 층층이 퇴적되어
장독 안에 쌔근쌔근 잠에 빠지고
또 한 번의
바람이 낙엽을 휘젓고
햇빛이 수백 번 쓰담쓰담하면
깊고 진한 맛 장속에 품어지니
옛맛은 오늘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 속에 생이 있을지니
묻지 마라
알려준다고 알아지는 게 아니고
들려준다고 이해되는 게 아니다.
살아보기 전에는
예단조차 힘든 것이고
백 년을 채우고 나서도
아리송한 게 장 닮은 우리네 삶이다.
명재고택 언덕에 올라 보라
그것만으로도
정답의 반은 맞춘 거와 매한가지니...
전독간장은 300년 넘게 장독째로 전수되어 온 명재고택만의 전통장이란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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