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마지막 종착지에 점점 가까워 지고 있다.
이러다 예쁜 가을 단풍 한번 못 만날까 하여 슬쩍 발을 얹었다.
사진 찍기는 그닥 좋지 않은 날씨였지만 아름다운 강천산의 단풍을 볼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로 작은 즐거움이다.
"가장 즐거운 날은
굉장하거나 근사하거나 신나는 일이 생기는 날이 아니라
목걸이를 만들 듯이 소박하고 작은 즐거움들이 하나하나 조용히 이어지는 날이라고 생각해요. <에이버리 앤 중에서>
밝고 활기찬 빨강머리 앤의 기운을 받아
뛰어간 순창 강천산.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릴 장도로 빼어난 산새를 자랑하는 강천산.
정면에서 보면 절벽이 폭포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병풍폭포를 지나면 계곳 사이로 길게 늘어져 있는 애기 단풍과 강천사로 이어지는 숲길이 펼쳐진다.
숲길을 따라 1km정도를 걷다보면 극락교가 나오고 조금 더 가니 강천문이란 현판이 걸린 강천사의 입구가 나왔다
강천산의 사찰 강천사
강천사 경내에는 이미 가을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쉼과 힐링을 해가며 가다 보면
낙엽이 내를 이루고
눈을 뗄 수 없는 풍경들을 뒤로하고 한참을 걷다 보면 만나는 나무다리. 신기함에 두 번이나 왔다 갔다.
“꽃이 활짝 피고 바람이 순수한 기쁨에 취해 어디로 불어가 할지 모르는 이렇게 귀중한 날은 천국만큼이나 아름답게 느껴져요.”< 에이버리 앤 >
그리고 가파른 바위를 끙끙거리며 올라서야 산과 산 사이를 가로지르는 그 유명한 현수교를 만나게 된다.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저 다리를 어떻게 놓았을까?
현수교를 건너고도 더 가야 한다니..
역시 난 산 체질이 아니다.
산이 거기에 있어 오른다지만 산이 코앞에 있어도 발길을 돌리는 건 너무나 쉬웠다.
아쉬운 대로 현수교 아래 풍경에 만족하며 발길을 돌린다.
현수교를 지나 저 계단만 오르면 전망대인데...
계절과 의롭게 지내야 하는데
산에만 오면 허당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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