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룡대에서 > 이즈쓰다
육지 속 어드메에
물 도는 마을 있다 하여
가파른 구릉 헉헉대며
비룡산 회룡대 올랐더니만
자욱한 안개만 넘실넘실 거리고
마을이 있는지 보이지도 않더라
하릴없이 팔각정자에 거해
두어 시간 망중한 즐기자니
희뿌연 안개 저너머에
숨죽였던 태양 날숨을 쉬고
닫혔던 시야 산허리 아래로
희미하게 드러나는 용모양 마을
돌고 돌아오는 인생여정이
회룡포에 그림처럼 담겨있으니
확연히 밝아오는 아침 빛은
꿈틀대는 용비늘 반짝임 같고
휘감아 돌아가는 내성천의 기상은
비상하는 용트림같이 힘 있어 보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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