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늪속에 들다 > 이즈쓰다
어제는
고운 화장 시작한 잎새에
빗방울 사르르 스며들었고
오늘은
성숙한 이삭들 허리 사이로
꽃다운 코스모스 머릿결 위로
하늬바람 사랑사랑 불어오더라
가을은
낮은 곳 길바닥 물웅덩이 안에도
샤방샤방 색으로 수채화를 그린다.
가을 참 사랑스럽다
너는 한껏 이뻐져라
나는 맘껏 희롱할 테니
동시에 나는
싸리비 하나 틈틈이 엮고 있다
가을 깊은 어느메쯤
질투심에 눈먼 북녘으로부터
스산한 소슬바람 심히 불어와
네 모습 사방으로 흩어 놓으면
온전히 쓸어 모아 담기 위해서
너는 맘껏 어질러 놓아라
싸리비는 튼튼하고
메모리는 채우고도 남을 만큼
넉넉하고 여유 있으니...
나는 가을늪속에 빠져
헤어 나올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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