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활(삶)
#고수와 하류인생
바돌 또는 바둑으로 불리어지다가 광복 이후 바둑으로 통일되어 불리어지는 바둑
사활이란 용어가 바둑만큼 다이내믹하게 들리는 보드게임은 없다.
바둑은 문자가 생기기 이전부터 있었다고도 하나 고증이 어렵고, 탄생 시기는 중국 하나라 걸왕 때 만들어졌다고도 하고, 바둑판의 구조가 주역의 이치와 통한다 하여 주역이 생겨난 이후일 거라는 가설들이 존재한다.
우리나라에 전래된 시기도 중국과 비슷한 단군조선 때일 거라 추정하지만 바둑이 문헌상에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건 삼국시대에 접어들면서이다.
권상우가 주연한 영화 신의 한 수 귀수 편을 보신 분은 알겠지만 바둑에는 보고도 당하는 오묘한 수들이 많이 존재한다.
바둑과 관련해선 대마불사, 사활, 단수, 촉촉수등 많은 용어들이 있으나, 고수들이 사용하는 묘수 중에는 육참골단의 수들이 많이 등장한다.
육참골단이란 칼 하나로 전국을 평정한 일본의 전설적인 검객 미야모도 무사시의 검법류로 내 살을 내어주고 목을 취한다는 의미이다.
반집만 더 있어도 승패가 결정 나는 바둑에서 얼마나 많은 차이로 이기냐는 건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이겼느냐 졌느냐가 쥬요하다는 말이다.
왜 이렇게 서두가 길었냐 하면 버림을 말하기 위함이다.
바둑에서 고수와 하수의 차이점이 뭔지 아는가?
'버림'이다.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내어줄지를 정확히 읽어내는 사람이 고수이다. 이걸 넘어선 고수들의 바둑에선 작은 실수 하나가 승패를 결정짓기도 한다.
하수들은 자신의 집을 잃지 않고 더 크게 짓기 위해 열심히지만, 고수들은 설령 일부를 내어주더라도 자신의 집을 더 튼튼히 짓기 위해서 열심이다.
여기서 그 차이가 갈린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가지려고만 하지 내어놓는 법을 모른다.
자신이 관리하지 못할걸 과하게 가지면 가진 걸 지키기 위해 늘 긴장을 해야 하고 언젠가는 그로 인해 모든 걸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바둑의 이 논리는 마찬가지로 우리 삶에도 통한다. 버리는데 과감한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인생 고수이다.
손바닥을 보려면 주먹을 펴야 한다. 움켜쥐고 있으면 자연 한 면만 보게 된다. 양면을 다 보지 못하니 의심하게 되고 스스로 자꾸만 고립되는 삶의 자충수를 두게 되는 것이다. 바둑은 이런 논리를 잘 설명해 준다.
인생은 종착점에 서봐야 설명된다. 바둑에서 하수들의 초반 기세는 놀랍지만 결국엔 엄청난 차이를 보이며 지게 된다. 그 차이는 버릴 줄 몰라서이다. 한 치 앞만 보기 때문이다.
한번 내려놓아 보라
얼마나 많은 경우의 수가 보이는지 알 것이다.
포커, 장기, 체스 같은 비슷한 류의 게임들은 사람들이 살아야 할 이치와 많이 닮아있다
버리는 것, 물러서는 것을 알지 못하면 절대로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걸 알려준다.
다수는 이걸 몰라 늘 지는 편에 서게 되는 것이다.
주식, 코인, 부동산, 채권 등등 이 이치만 터득해도 알거지는 면하는데, 지나고 보면 버리고 물러서는 타이밍을 놓친 게 패착이란 걸 알게 되지만 세상에 무르기는 존재하지 않고 공짜도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의 성공은 다수의 피와 눈물의 반대급부이다. 가끔은 나아가기 위해 물러서는 법도 알아야 한다.
내어놓는 법도 알아야 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그때서야 주변의 말 소리가 들린다.
그게 어려워 얼마나 많은 영웅호걸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갔는가? 더구나 비아냥까지 들어가며
내어(려) 놓을 줄 아는 자가 강자고 고수다.
인생은 꽃을 피우는 것과 같다.
그걸 모르면 아무리 권세가 높고 재산이 많더라도 하류인생일 뿐이다.쫌생이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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