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desperation in the rain
< 간절함은 비를 타고 > 이즈쓰다
고목나무에도 꽃은 피고
건조한 사막 모래 위에도
선인장은 자라난다.
누구 하나 알려 주지 않아도
모태신앙처럼 각인된
원초적 본능은
세대에서 세대로 생명의 연을
이어오게 했다.
말라버린 땅 위로 수분이 필요함을
그 위를 딛고 있는 사람들은 안다
갈증 나는 목구멍은 물로 적셔야 하고
갈라진 피부엔 보습이 필요하지만
메마른 가슴 한편을 채울만한
음료는? 보습제는?
2% 부족하다는 현실에
그런 줄만 알고 산다
살아보니 만족스러운 게
그 정도인 것 같더라
내가 보는 하늘은
어제의 그 하늘이었고
내일도 오늘과 다를 바 없겠지만
우리는
확실해 보이는
2%의 오아시스 위에서
신기루 같은 98%의 단비를 갈구하며
우리 별의
익숙한 여행자로
남아있기를 거절하지 않는다
기다림 끝의 어느 날
하늘에서
빌려간 물길이 땅끝으로 나고
벌어진 땅 틈 사이가
단수로 가득 메워지면
그럴 줄 알았다며
므훗하게 팔짱을 끼는
숙달된 관람객이 되어 있을 거다.
그때쯤이면
말라버린 내 가슴속에도
단비 몇 방울은 적선받을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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