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를 보다가 꽃지해변을 점령한 진사님들 사진이 있길래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 하며 옛글과 사진 소환해 봅니다
꽃지해변이다.
사진 좀 찍어봤다는 사람들에겐 聖地같은 곳이다.
한낮에 보는 꽃지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해변과 별반 차이없다.
서서히 해가 지기 시작한다.
해변이 황금색으로 물들고 해변 곳곳이 붉게 물들어간다.
< 꽃지해변에서 ~ 이즈 >
춤추던 금빛 물결과
눈부신 바다가 숨을 죽인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라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을
허연 속내 드러낸 갯벌에도
생명은 본연의 삶을 잇고 있다.
빛이 사라지는 하늘
텅 비어버리는 해변
비어 보이지만 다른 걸로 채워진다.
태양이 비운 하늘을
달과 별이 채우고
텅 빈 해변은 빠지지 못한
썰물이 빈 공간을 메운다.
보잘것없어 보여도
시간은
늘 우리의 빈 곳을 채웠었다.
어둠이 태양의 빈자리를 메웠듯이
바다로 나갔던 파도가 해변을 메웠듯
텅 빈 세상이라지만
초라한 인생일지 모르지만
인생을 늘 배부르게 했던
시공의 미학들이 없었다면
얼마나 공허한 세상이었을까?
새벽 4시 모두가 잠든 시간
너무 더워서 안 자는 누군가
인공태양을 밝히고
별처럼 머리맡에서 속삭이며
곤히 자는 사람들을 깨운다.
나는 커피 한잔을 부탁했다
커피엔 계란 노른자가 없었다.
이 새벽의 공허함을 뭘로 채우지?
또 누군가는 라면을 끓인다
배를 채우려나보다
이 밤에 뭔 일인지....
채워야지 빈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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