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글
우리는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다.
너무나 사소해서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
미처 느끼기도 전에
미래는 현재가 되고, 현재는 과거가 되어 지나쳐간다.

< 체념과 채득의 사이에서 >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나무 한그루가 주는 싱그러움
책상 위의 널브러진 메모와
왠지 모를 마음 한구석의 허전함
미소를 날리며 마주했던
의무감으로 무장한 타인과의 차 한잔
땀 흘리며 휴지를 줍던
노인이 주는 애잔한 감정들
갓 태어난 길고양이의
울음소리가 주는 생명감
시간 속에 잊히는 많은 것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하나의 의미로 남고 싶다는
시적 표현을 빌려가며
삶의 흔적들에 의미를 부여하지만
그 또한 하릴없는
'존재의 항변' 같은 거라는 데는 감히 토를 달지 못한다
스쳐가듯 부는 바람이
시원한 건 여름이라서
한기로 느끼지는 건 겨울이라서
미세한 변화도
가슴보다 몸이 먼저 알아채는 건
체득된 타고난 방어기제인 것을
시원한 게 그립다 했는데
축포 터지듯 한바탕 비가 왔으니
신은 다른 걸 선택했었나 보다
받아들이기로 생각한 건
어김없이 뇌리에 저장되지만
살아가는 날들을 위해
억지로 잊고 가야 하는 것도 있으니
어쩌면 나 또한 누군가에겐
매일 생기는 이별들 중의 하나
어떤 건 내게 사소해지고
나 또한 사소하게 치부될지언정 무심하게 굴러가는 이 세상
그렇다손 하더라도
너무 가볍게 다루지는 마라
인정하고 싶지는 않더라도
각자의 영역에서
잊히는 존재 같은 거란 게
이별마저 담담히 받아들이는
이유 같은 이유 아니겠는가?
체념이라 써보았다
그리고 체득이라 읽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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