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행(창고작)
#썸마이웨이 촬영지(하늘 일부 합성)
6.25 동란 당시 북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은 멈춘 곳에서 터를 잡고 삶을 이었다.

부산의 달동네들은 그렇게 만들어졌고, 호천마을도 그중 하나였다.

그들의 삶과 애환은 마을 곳곳에 나이테 새겨지듯 묻어있다.

호천마을 행정복지센터가 있는 곳에는 이쁜 카페가 하나 있다.
썸마이웨이 촬영지로도 알려져 제법 찾는 방문객이 많다고 한다.

마땅한 교통수단도 이용할 비용조차도 없던 시절 사람들을 마을 밖으로 연결해던 유일한 지름길이 가파른 계단이었다.
< 부산 호천마을에서 >
가파른 계단으로
달빚이 등을 내면
비좁은 골목길에도
주마등 마냥 불길이 난다
뿔뿔이 새벽길 나선 사람들
약속한 듯 제곳으로 돌아오는데
꿈 찾아 떠난 이들은
연통 하나 없으니
창 밝히는 백열등만 허망하게 바라본다

집 가는 계단
왜 이리 높은 건지
공기 한입 가득 베어 물고
허기진 배 채워 계단을 올라도
가쁜 호흡은 어쩔 수 없는 일
몇 걸음 떼고
뒤돌아 한번 보고
또 몇 걸음 떼고
하늘 한번 올려다 보고
힘들어도 그때는 좋기만 하였는데

가진 게 없다는 게
흉 되는 세상이 되어뿟네
가난하다고
마음까지 가난할까마는
세류에 얹혀 고만고만 해지고 있다
묘골 터줏대감
호랑이 마저 내어쫒고
용케도 모진 세월 견뎠더랬는데
인정 마른 세상은
견뎌내기 이리 힘이 드는 건지
.

호계천 물소리
예같이 정다운데
정겨운 사람들은
소식 한 장 알 길이 없네
마음이 변해서인가
세상이 변해서인가
지긋지긋한 가난이라고
그리움조차 내팽개친 건가?
검었던 아이 머리엔
백발만 무성하게 더해만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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