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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일상이야기/사랑

by 이즈원 2024. 12. 2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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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꼭 무얼 얻기 위해 떠나는 게 아니니까

우리가 낯선세계로의 떠남을 동경하는 것은

외부에 있는것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함일 테니까"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중/류시화

연하남과 연상유부녀의 사랑이라는 독특한 소재에 일반인이 좀처럼 접하기 힘든 고품격의 클래식한 음악소재가 퀄리티 하게 접목되면서 비상식적 일탈을 당연시한 상식으로 만들어 낸 드라마가 있었다.

교수인 남편 전문적인 자신만의 일과 풍족함까지 다 가진 연상녀와 천재적 음악실력을 갖춘 연하남과 사랑이 주가 된 밀회라는 드라마이다.

제목이 밀회인 것만 보더라도 정상적인 경우는 아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정상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게 바로 주변인물들이다. 음대입시에서 보이는 인간군상들의 권모술수들, 예술보단 소유욕과 자아욕에 더 관심이 많은 주변인물들, 무덤덤한 부부관계등 마치 가족이나 주변 인물들의 관계가 사랑보다는 이해관계에 얽힌 상황이 비정상적 밀회조차도 정상적인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불륜! 마치 여행과도 같은 것이다. 자아를 찾기 위한 마지막 비상구로서 선택하는 혼자만의 여행. 삶에 지쳐 하루하루를 살다 보면 어느 날 없어진 것 같은 자신의 존재감을 찾기 위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그런 여행, 그러면서도 마약처럼 한번 빠져들면 아닌 줄 알면서도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하는 늪 같은 그런 것.

불륜으로 인해 가정이 지켜지리란 기대는 사실상 하기 어렵다.

또 예전으로 회복된 가정을 본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남의 얘기일 땐 당연히 불륜이었던 게 내가 당사자가 되고 나면 어느새 로맨스가 되어버린다. 그렇다면 로맨스와 불륜의 경계는 무엇일까? 그건 철저히 객관적일 필요가 있다. 사회통념으로 이해되느냐 안 되느냐의 하는....

불륜이 가져다주는 가장 큰 피해는 가정의 해체이다.

지금껏 당연시되던 일상이 변하고 항상 최우선에 있던 가족의 자리엔 어느새 다른 이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정일에 자연 소홀해지고, 무관심 해지고, 심지어 배우자에 대한 냉대와 심한 언어까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내뱉는다. 중요한 건 그러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자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남편의 냉대와 무관심으로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진 여인은?

아내의 거부로 섹스리스가 오래된 남편의 다른 여자와의 관계는?

결혼 후 가정밖에 모르던 여성이 어느 날 자신을 찾게 되면서 변해가는 일탈은 그것이 바람이든 가정에 대한 무관심이든?

사고 후 한결같이 남편간호만 지극정성으로 하던 여성이 우연챦게 만난 첫사랑과의 조우로 시작된 외도는?

조건만남으로 결혼한 부부가 수년 후 서로의 사랑을 찾아 외도를 한다면 이건 또 어떤가?

아내에게서 어떠한 관심도 받지 못하던 남편의 바람은?

 

우리가 흔히 보는 사랑과 이별 같은 드라마에서 흔히 보던 주제들이다. 과연 어디까지가 불륜이고 어디까지가 사랑일까?

일부일처제가 통념화된 우리 사회에서 부부 이외의 다른 사람과 정을 통한다는 건 분명 불륜이다.

하지만 배우자의 유책적 책임이 있고 또 그것이 오래고 참을 수 없을 정도의 한계시점에서 생긴 외도까지도 불륜이라고 할 수 있을까? 외로우니까? 인간이니까? 배우자에게서 받지 못하는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서 찾는다고 해서 그것마저도 불륜이라 한다면 당사자에겐 너무 가혹한 형벌이 아닐까? 어찌 되었건 생물학적으로 여성은 보호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본능이 남성보다 강하고 남성은 보호해주고 싶은 여성을 위해 자신을 어필하고 때론 거짓말까지 섞어가며 여성이 듣고 싶은 말을 하고 선물공세까지 하며 환심을 사려한다.

바람 외도? 이건 이 남성과 여성의 관심점이 딱 일치해서 일거다. 문제는 이것의 출발점이 일탈이냐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배우자의 외도가 꼭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외도나 아님 일회성 바람이라고 해서 그걸 두둔하려는 건 아니다. 단지 전자에 말한 것처럼 어차피 인간이고 외로운 존재라면 그리고 외도나 바람에 앞서 유책성 있는 배우자나 다른 이유가 분명하다면 그것도 그렇게 비난받을만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 단지 유희나 쾌락을 목적으로 하는 고의적 일탈일 때가 문제있은 것이다. 어차피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할 순 없지 않은가?

그전에 우린 서로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더많은 애증과 더많은 이해의 노력을 해야 한다. 불화를 해소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관심과 배려 따뜻한 말 한마디임을 알 수 있다.

불륜예찬이라는 책이 있다. 저자는 독일대학에서 철학과 윤리학을 강의하고 있어 더욱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저자 프란츠요제프는 책에서 불륜이란 생물학적 측면에서 볼 때 더 나은 단계로 진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 쓰고 있다.

다시 말하면 결혼 이후 서로에게 익숙해지면서 결혼 전 서로에게 있었던 도파민이나 노르아드레날린 같은 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하고 지루해진 열정을 복원하려는 과정에서 배우자 외의 다른 일탈을 죄의식 없이 행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술 더 떠 저자는 이렇게 시작된 외도를 숨기는 게 그것으로 인해 배우자가 입을 상처가 어느 정도인지 알기 때문이라며 책 제목 그대로 뻔뻔한 외도에 대한 변명을 그럴싸하게 포장해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블로거의 말처럼 불륜은 결과이지 원인이 될 수 없는 건 분명하다. 서로에게 소홀해지기 전에 보다 더 서로에 대해 조심하고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외도가 일어나고 난 이후엔 좀처럼 해법을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가족의 출발점은 사랑이고 그 사랑의 익숙함은 견고한 애증이 된다.

그 익숙함을 사랑이 아니라 단언하지 마라.

너무나 익숙한 나머지 사랑이 식었다 말하지 마라

그 오래된 익숙함과 편안함 그건 일탈을 꿈꾸는 풋사랑과 다르다.

서로가 사랑하는데 무슨 표현이 따로 있으랴 일탈을 꿈꾸는 사람들이 말하는 사랑 표현은 사랑을 시작하는 청춘남녀에게나 어울리는 용어다. 표현은 부족하고 인색한진 몰라도 그래도 당신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바로 지금의 배우자다. 너무나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다시 사랑의 유혹을 시작하라고 말할 필요도 없고 화낼 필요도 없다.

서로에게 있어 부부는 내 몸과 같은 보배로운 존재이다.

지금 소홀하다면 좀 더 따뜻하게 좀더 사랑스럽게 말하고 행동하자

배도 나오고 주름도 늘었지만 연애하던 시절 잘 보이기 위해 몇 번씩 거울을 바라보던 그 마음으로 서로에게 행동해 보자

일탈을 꿈꾸기 전에 나를 보자

나는 문제가 없고 당신만 문제가 있다고 불평하지 않았는지 물어봐야 한다.

만약 그러하다면 진지하게 마음을 열고 대화해 보라.

말하기 전에 먼저 듣는 걸 주저하지 말라.

대부분의 경우 아주 작은 무관심이 서로에게 돌이킬 수 없는 오해를 가져온다는 것을 알 것이다.

서로가 몇 번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변함이 없다면 나는 서로의 일탈을 이해하고 싶다.

프란츠요제프의 글처럼 불륜도 어차피 사회 진화의 또 다른 패러다임이라고 싫지만 인정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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