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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가볼만한곳 ] 아주 옛날엔 그랬었는데 ~ 부산 호천마을

여행이야기/알고가자 여행!

by 이즈원 2024. 7. 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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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범천동호천마을
#쌈마이웨이 남일바

부산엔 유독 산이나 언덕을 끼고 형성된 마을이 많다. 감천마을, 흰여울마을 들이다. 호천마을도 그중 하나이다.


주차할 곳이 많지 않아 어렵사리 주차를 하고 처음 만난 능소화핀 어느 집 앞이다.


마을 끝자락에 위치한 온카페. 겹겹이 모여있는 마을전경이 이채롭다


자전거가 있는 풍경.
예로부터 호랑이가 살았다 해서 묘골마을이라 불렸다. 옛날에는 사람이 살기 힘든 산골마을이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마을 담벼락에 유난히 호랑이 삽화가 많다.


< 호천마을에서 > 이즈쓰다

식아 학교 가자!

노는데 빠져 못한 숙제로
가자마자 벌을 서야 했지만
당연히 가야 한다 믿었던 시절
꽃 핀 운동장이 그리 좋았던
한여름 매미소리도 좋았었는데
책갈피 사이 쏟아진 김칫국물도
공부하는 데는 전혀 지장 없었던
나눠먹던 점심시간 왜 그리 그리운지
그런 시절이 있었더랬는데

학교 앞 맛난 납작 만두가
자루 가득 넘치던 구슬이
수천 장 넘던 딱지만 있으면
인형 하나면 공주가 되고
나무막대기 하나면 기사가 되고
빤쭈깨비 몇 개면
아빠 엄마도 되었던
그것만으로도 좋았던 시절
비싼 아이폰이 있어야 하고
명품 책가방을 들어야 하고
메이커 옷가지를 걸쳐야만
너무 넉넉해서 되려
오체불만족 해지는 세상에 살고 있네

어쩌다 라면이었던 날
밑바닥 국물까지 핥아먹었더랬는데
몸에 해롭다며
국물도 천덕꾸러기가 되는
잠자는 집만 있으면 되었는데
돈 되는 집이 있어야 잠이 오고
목마름 가시는 물이면 족했는데
세균까지 잡아줘야 물도 대접받으니
만원 버스 안내양은
네비에 설자리를 잃어버렸고
핫도그를 두 개나 주던
10원짜리 동전도 할 일을 잃었다.
값비싼 차를 타도
더 좋은 걸 타는 게 꿈이 되고
한 끼를 먹어도
격이 있어야 행복해지는
시간은 행복의 가치마저도
은연중에 잡아먹어 버렸다.

호랑이 없어진 범천동 묘골
더 무서운 포식자가 우리일지도
구슬은 다이아로 변하고
딱지는 부동산 딱지로 변하고
가구는 이태리제
차는 독일제 가방은 프랑스제
오천 원 커피값은 싼데
삼천 원 오른 쌀값은 부담되고
이만 원 뷔페는
가성비가 좋은데
200원 더 비싼 콩나물은 비싸고
10만 원짜리 신발은
신으면 날아갈듯한데
2만 원짜리 시장신발은
암만해도 속아서 산거같이 느껴지는

좁은 골목길 오르는 게
이리 힘들어서야
묵묵히 180 계단 오르내리던
그들이 있어 지금 우리도 있는 건데

~별 대신 모니터를 보던 묘골 쌈마이웨이에서


쌈마이웨이 로케이션 장소였던 남일바(사실 이곳은 남일바가 아니라 함)


사고 쳐야 청춘이다. 옛날엔 가능했지만 지금은 절대 동의 못함. 예전엔 사랑만으로 가능했지만 요즘은 돈의 유무가 사고의 기준이 되는 거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야경을 찍어러 다시 갔다가 요거 하나 건졌음 어렵다 호천마을 야경을 담는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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