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다.
너무나 사소해서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
미처 느끼기도 전에
미래는 현재가 되고,
현재는 과거가 되어 지나간다.
오늘
시간 속에 잊히는 많은 것들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나무 한그루가 주는 싱그러움
책상 위의 널브러진 메모와
왠지 모를 마음 한구석의 허전함
의미 없는 미소를 날리며 마주한 사람들과의 차 한잔의 의무감
땀 흘리며 휴지를 줍고 있는 노인의
굽은 등이 주는 애잔한 감정들
갓 태어난 길고양이의
카랑한 울음소리가 주는 경이감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하나의 잊히지 않는 의미로 남고 싶다는 시적 표현을 빌려가며
삶이 주는 감정들에 의미도 주어 보지만
그 또한 하릴없는
'존재의 항변' 같은 거라는 데는
감히 토를 달지 못한다
바람이 시원한 건 여름이라서
추위를 느끼는 건 겨울이라서 그런 거다
스치듯 오는 바람조차
가슴보다 몸이 먼저 알아채는 건
애써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살아오며 체득된 사소한 감정들일지도...
한바탕 장대 같은 비가 온다
시원한 게 그리웠는데
거짓말처럼 한비가 온다.
그리고 또 그치겠지
습관처럼 또 기억 속에서
다가오는 것들을 위해 또 지워질 거다
어쩌면
나 또한 누군가에겐
매일처럼 대하는 사소한 이별중의 하나일런지도 모른다.
세상은 그렇게
자신에겐 사소한 것들과
자신도 누군가에겐 사소하게 치부되며
이별하고 당하며 굴러가는가 보다
그렇다손 하더라도
너무 가볍게 다루지는 마라
나 하나쯤이야 하겠지만
나 하나가 없으면
세상은 그만큼 덜 채워진다는 건 확실하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더라도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히는 하나의 의미 같은 거란 게
이별조차 덤덤히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 같은 이유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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