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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애정( 부제: 4월의 신우)

테마가 있는 사진이야기/꽃 이야기

by 이즈원 2024. 4. 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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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는 많은 꽃이 피지만 목련처럼 순식간에 피었다 지는 꽃은 몇 안될 겁니다.


처음 피었을 때는 정말 순수할 정도로 깨끗하죠. 하지만 질 때는 꽃 부분 부분이 누렇거나 검게 변하죠. 낙화 후엔 더 심하고요
마치 아름다운 여성이 결혼 후 점점 헝클어져 가는 거 같기도 하고요.


< 목련애정(부제:4월의 신부) > 이즈쓰다.

가난한 계절의 끝에
과분하게 고운 모습하고
내게로 성큼 온 봄처럼
아무런 조건 없이
고귀한 모습으로
내 앞에 선 순결한 당신

어느 때는 순수의 천사가 되어
어떤 때는 욕정의 집시가 되어
날 설레게 한 당신이 있어
내 심장으로 도는 강에는
맑은 피 물처럼 도도히 흐르고
뜨거운 혈기 샘처럼 솟아났어요


피어나는 꽃들이 아름다우나
당신만큼은 아름다울 수 없고
꽃들의 색들이 화려하긴 하나
당신보다 눈부실 수 없는 이유는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감정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하다는 게 무관심으로 변할 때쯤
알림 없이 다가오는 시간의 주름은
당신께도 예외 없이 오나 봅니다
언제부턴가 당신도
낯빛이 바래고 축 늘어져 가는 걸
안타까이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걱정이 많습니다
눈부시게 내게 왔던
그때처럼
갑자기 가버릴까 염려되어
노심초사하며
애꿎은 세월만 탓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나와 달라
눈뜬장님처럼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 되어
하고 싶은 말 애써 참아가며
내 곁에 병풍처럼 머물러 주는데
당신을 어찌 사랑하지 않으리오


내 사랑이여
백치 닮은 나의 꽃이여
나의 봄은 당신으로 인해
완전할 수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내게 있어 당신은
대체 불가능한 고결함 그 자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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