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지려면
조팝나무 꽃을 보았다.
튀긴 좁쌀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이 앙징맞고 귀여운 꽃이다.
꽃말은 헛수고 하찮은 노련하다 외에도 광의의 의미로 그 모양 때문에 아름다운 사랑의 의미도 있으며 봄꽃이어서 기다림과 희망, 상큼한 향과 화려한 꽃모습 때문에 아름다운 청춘을 뜻하기도 하며 야무지게 피어나는 모습이 변화와 성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한다.
꽃말이야 말 되게 풀이하기 나름이니 억지로 암기할 필요는 없다.
한 번쯤 아주 가깝다고 생각한 사람이 전혀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어쩌면 세월 탓이겠지
너무나 오랜 친숙함에 싫증나 이유 없이 미워지고 싫어진 거라며 스스로 위로해 보지만 막상 바로 앞에 서있는 벽 같은 현실에 못내 답답한 건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당신이 있어 아름다웠던 봄이 당신 때문에 겨울로 바뀐 느낌이고, 밀어처럼 들리면 말소리, 대화 그 어느 하나도 끔찍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 없다.
얼마 전 사방이 거울로 둘러싸인 미러의 집을 들어간 적이 있었다. 나와 같은 모습의 또 다른 내가 사방에 있었다. 처음엔 거울에 부딪히기도 여러 번 좀처럼 나가는 입구를 찾기가 힘들었지만 종국엔 그 출입구 또한 아주 단순한 곳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건 바로 보이는 나를 내려놓는 것이었다.
살아가면서 우린 전혀 그렇지 않은 척 연기할 뿐 끊임없이 나를 찾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건 가족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사랑이 차지했던 마음속에서 어느 순간 길 잃은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그 이후부터는 무작정 자신을 찾으려고 발버둥 친다. 그것이 정답이건 오답이건 개의치 않고....
내가 사랑하던 대상들이 어느새 나를 귀찮게 하는 대상들로 바뀐 것이다.
오래된 건물이 리모델링되면 좋아 보이지만 사람의 마음이 리모델링될 때 그건 그가 살아온 삶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오랜 기간 익숙했던 행복이 불과 찰나에 물거품이 된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노래가 있는데 그것은 사람이 그 중심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꽃은 본능적으로 아름다워지고 싶으나 자력으로 보다는 햇빛과 적당한 비와 땅의 양분을 받지 않고선 힘들다.
때로는 사람의 손길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사람은 어떠한가?
의지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워질 수 있다.
경제적으로 힘들어 그럴 수 없다고 하지만 그건 자신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변명일 뿐이다.
세상에 사랑만으로 시작하는 가난한 연인도 많고 닭고기를 먹으면서도 소고기처럼 맛나게 먹으며 행복해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단지 내가 보는 행복의 척도가 변했을 뿐이다.
나는 왜 이럴까라고 의아해하고 속상해하기 전에 나는 왜 이렇게 변했을까?라고 반문해 보는 게 더 빠른 해답이 아닐까?
미로처럼 보이는 현실이지만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 또한 지나갈 것이고 당신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것이기 때문에 단지 조금의 시간이 필요할 뿐 너나 나나 우리 모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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