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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썸의 추억 ~ 잠자던 본능과 동물적인 감각이 꿈틀거렸던

일상이야기/살아가는 이야기

by 이즈원 2022. 12. 3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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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위해 전날 저녁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행여 입애서 냄새라도 날까 싶어서

 

 

눈을 감았다.잠시후 

하얀 액체의 달콤한 내음이 혀를 타고 목 깊숙이 들어왔다.  

내부의 감각이 마비되는거 같았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그녀가 다가오는 게 느껴졌다.

 

 

심장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다.

눈을 떠 그녀를 바라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누운 자세 그대로 나는 그녀가 이끄는 대로 끌려가고 있었다.

잠시 후 조금 어두워졌다는 느낌이 들때

그녀 외에 또 다른 이가 있다는 게 느껴진 건 그때였다.

그녀 하나만으로도 힘든데 또 누군가가?

나는 이 상황을 피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 피할 수가 없었다.

이미 내가 빠져나갈 수도 없는 상황 아닌가?

 

 

그녀의 손이 내 다리를 만지는 게 느껴졌고,

또 다른 누군가의 손길이 나의 가슴을 훑으며 어깨 쪽으로 향한다고 생각되는 찰나

다른 누군가의 얼굴이 내 얼굴 근처로 다가왔고, 순간 나의 입술에 무언가가 닿는 게 느껴졌다.

입술은 무기력하게 벌어졌고 입 안으로 무언가가 쑥 들어오고 있는 게 느껴졌다.

감은 두 눈에 힘이 들어가며 두 손은 무의식적으로 불끈 쥐어줬다.

어찌할 수 없는 이 상황에 내 몸 전부가 무너져갈 무렵.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악하고 나도 모르게 신음을 토하고 말았다.

 

 

약간의 아픔도 있었지만 해볼 가치가 충분한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고

비로소 난 모든 기운이 빠져나간 채로 그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눈을 떴다 행복했다 끝났다는 잘했다는 자신감과 안도감이 밀려왔고

나를 바라보며 웃고 있는 그녀와 동료들의 만족해하는 듯한 웃음에 담엔 더 잘할 수 있으리란 용기마저도 샘솟았다.

 

 

* 하얀 액체(마취제), 그녀(간호사)

위내시경 검사는 그렇게 끝이 났다.

다행히 이번에도 별다른 이상은 없어 보였다.

위내시경 검사가 포함되어 있어서 겁이 났던 터라 버티고 버티다 과태료가 나온다는 문자 한 통에 할 수 없이 받게 된 건강검진 나는 살아있는 동안 몇 번을 더 이렇게 병원을 찾게 될까?

어릴대는 몸이 약했던지라 자주 병원을 찾았기에 주삿바늘만 봐도 노이로제가 생기는 나다.

심지어는 병원 근처만 가도 신경이 날카롭게 반응해 치아치료조차도 웬만하면 안 가고 마는 게 다.

더 살기 위해서 내게 주어진 불가피한 선택.

나는 오늘 또 인생의 고비를 한번 더 넘겼다 아싸~~~~

다음엔 투썸이 될지 쓰리썸이 될지 모르지만 나는 그때마다 나의 동물적 감각을 총동원하여 그들과 마주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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