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앨범, 글
참 짧은 가을이네요
만추란 이런 의미 아닐까 싶어 쓴 글입니다
< 만추에 즈음하여 > 이즈쓰다
밤새워 구구절절 써 내려간
연애편지에
같이 있고 싶다는 말을
참 어렵게도 써놓았다 한다면
내가 슬퍼지는 거고
간절하게 애원하기에
소원 한번 들어줬더니
느낄 새도 없이 끝나버릴 땐
당신이 나를 슬프게 하는 겁니다,
놓아야 될게 많습니다
툭툭 털고 일어서는 게
예정된 운명임을 알기에
나무는 곡기를 끊고
애지중지 키웠던
생의 마지막 분신마저
모질고도 매몰차게 끊어버린 채
가혹한 동장군 앞으로
성큼성큼 나아갑니다
달이 차면 기우는 것처럼
해진 옷을 벗고
새 옷을 입는데도
시간은 필요한 모양입니다
찬바람이 불면
외로워질지도 모르지만
껴입은 외투의 무게만큼
인생은 더 묵직해질 것만 같습니다
받아들이기만 하고
내 보내지 않으면
내게 머물러 있는 게
그리 많지 않을지도 모르죠
만추의 의미는 부족함입니다.
마음 한편을 살짝 열어두고
들어올 공간을 비워놓았을 때
누군가를 만날 수 있고
새로운 것과도
마주할 수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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