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청암사 입구에서 수도리 마을로 향한 이정표를 따라 가다보면 김천 국립 치유의숲이 니온다.
자작나무숲으로 가는 길목엔 빽빽하게 늘어선 낙엽송과 먼저 만나게된다.
낙엽송은 자작나무와 달리 곧고 높다.일본이 원산지며 무자비한 벌목으로 산이 황례해지자 벌거숭이 산을 푸르게 하자는 취지에서 많이 심겨졌다고 한다.
걷는것만으로도 피톤치드가 내는 숲의 향이 그대로 세포의 구석구석으로 밀려들어오는걸 확연히 느끼게 된다.
< 낙엽송 길에서 > 이즈쓰다
사랑에 중독되면
속도 빨갛게 타들어 간다더니
지독한 사랑 씨를 뿌리는 건가?
꽃이 길을 낸
오롯이 외진 숲길
휘파람 불며 걸어가는 건
허한 심장 속에
피톤치드 한가득 충전하는 걸 지도
쭉쭉 뻗어있는
나무도 보게 될 거야
그 나무는
하늘 끝에 닿을지도 모르지
이른 날에
가진 것 미련 없이 툭툭 버려두고
느낌표 하나
달랑 던져놓고
도망치듯 가버릴지도 몰라
그 말이 좋다
버려야 할게
무엇인지 아는 순간부터
가을은 붉게 타기 시작한다는
주) 낙엽송은 일본이 원산지로 무자비한 벌목으로 인해 산림이 황폐해지자 벌거숭이 산을 푸르게 하자는 취지에서 많이 심었다고 한다.
늦은 오후의 햇빛에 숲 전체가 붉게 빛이나고 있었다.
자작나무는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내는 나무로 알려져있다.
이곳이 치유의숲 이라고 불리는건 아마 이 때문이 아닐까?
자작나무는 바람이 불면 나무에서 자작자작 소리가 난다하여 붙어진 이름이다.
서양의 산골에선 자작나무가 땔감은 물론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는 효자나무라 한다.
< 자작나무 앞에서 > 이즈쓰다
어떤 이에겐
아름다운 날 중 하루였지만
어떤 이에겐
마냥 걸어보고 싶은 날
그 길의 누군가가 되어
붕대 칭칭 동여맨
상처 입은 자작나무 사이를 걷는다
슬픈 시대의 자화상처럼
바로 크는 법이 없다
더러는 휘어지고
더러는 구부러져
바람에 부딪힐 때마다
표현 못할 서러움으로 곡을 한다
차마 다하지 못한 후회의 날들 앞에
참지 못하고 울음을 토해내나 보다
다시 한번 와보고 싶었다
오고 가며 마주하는
나무와 주변의 이파리에는
가을의 진홍들이 문신되어 박히고
지울 수 없는 계급장처럼
치열한 삶의 흔적을 말해준다
희어지고 검버섯 피면
그제야 뒤를 돌아본다드니
자작나무 앞에 있으니
비로소
내 영혼도 어른이 되어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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