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허 이후 ~ 구미 폐공장에서

#폐허 이후
#구미 폐허가 된 공장에서

지난해 하반기에 발생했던 쓰촨 성 지진으로 93명이 숨지고 25명이 실종되었으며 부상자만도 420여 명 이재민은 11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2008년 대지진 이후 쓰촨 성 지진은 헌재진행형이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도종환 시인 (현 국회의원)의 '폐허 이후' 란 시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포스팅해 보았다.
사진은 구미공장화재 현장에서 찍은 것이다.

< 폐허 그 이후 > 이즈쓰다

알 수 없는 두려움과
어디서 온건지도 모를 슬픔
복받쳐 오르는 감정의 소용돌이
폐허 그 이후를 나는 보고 있다.

소멸되지 않은 것들의
선한 본성은 숨을 것이다.
추악하고 이기적인 본성이
감춘 이빨을 드러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틈새로부터 풀이 자라고
양지 한견에 뿌리를 내리는
대담한 잔가지가 있을 것이다

생각만 했던 것들이
생각하기도 싫은
현재가 되어버릴지라도
웅덩이엔 물이 고이고
대지를 흐를 것이며
살아서 남겨진 것들은
보존의 본능을 이을 것이다
상처에 새살을 돋우며
성큼성큼 재생될 것이다.

폐허로부터
체념반 희망반이 섞인
불투명한 미래일지라도
언젠가는
언젠가는
빛이 오고  바람이 불고
대지가 꿈틀거리고
폐허위에서
팔딱이며 맥박은 뛸 것이니...
스스로 포기하지만 않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