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한 어느 날의 상념
< 가을 단상 >
비구름 휩쓸고 간 하늘저편엔
오묘한 형상들이 그림수를 놓습니다
마음 한 자락 누일 공간 없어
하릴없이 비만 바라봤었는데
오늘은 하늘 구름나비 사이로
듬성듬성 파란 하늘 넘실거립니다
아파트는 바벨탑 모양 높이 오르고
석류는 탐스럽게 고개 내밀고
벽 타는 담쟁이 꿈이 영글어도
나약한 심성의 인간인지라
우러러보는 하늘이 높아만 갈수록
딛고 선 세상은 작게만 느껴집니다
속은 가득 차 넘치고
겉은 인자하게 초라해지는
바야흐로
나는 가을에 들어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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