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을 지난다는 건 >
낙엽 한 장 살포시 내려앉을 때쯤
바람 한점 코끝을 간지럽힐 때쯤
촉촉한 감정 사이를 헤집으며
기차는
들판 사이를 가로질러 가겠지.
가을을 만난다는 건
가장 아름다운 풍경사이로 오는
가장 이쁜 시간을 만나는 것이다
시간 위에
소중한 추억을 새겨놓고
늘 그랬듯이
불현듯 가버릴지라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계절이지만
무엇이든지 간에
보석 같은 찬란함은
아픈 시간 후에나 받게 되는 보상
가을을 지난다는 건
다시 채우기 위해
내려놓는 법을 배우는
일련의 과정이며
인생은 그 속에서
함께 아름다워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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