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맑은 하늘을 이고 걷고, 노을 지는 강변에서 진한 차 한잔을 마셔보고도 싶은 로맨티시스트가 된다.
< 행복해지는 조건 > 이즈쓰다
누구라도 가을엔
여백의 빈 종이에
시 몇 줄 긁적거려 보고 싶어 진다.
고별의 노랫말을 흥얼거리며
애써 태연한 척해보지만
우울함이 사라질 순 없고
서늘해진 바람에
내 몸의 온기가 빠져나가도
수긍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마치 상처받은 영혼처럼
버려지는 몽당연필이 된 듯
고독하다는 착시에도 빠진다.
이 가을
여름을 견뎌낸 들녘은
풍성한 결실을 내어놓고
할 일을 다한 나무는
제 소유의 모두를 내려놓는다
당연하다지만
그냥 생겨나는 게 어디 있으랴
내 하루가 열심이었듯이
각자의 세상에서
열정들이 빚어낸 것임이라
감사히 받아들이뎐 된다
인정 없는 세상을 감동시키는 건
자연이 주는 넉넉함이다
받기만 하는
받을 수 있는 우리는
그래서 행복한 거다.
다른 조건을 달지 않는 한
그냥 우리는 행복한 것이다.
쓸쓸함과 애잔함
마지막 잎새의 허망함 까지도
최고를 위해 영접해야 할
최선의 감정들이 아닐까?
그래서 사랑한다
그 또한 행복해지기 위한
안배된 과정일지도 모르니
우리는 다만
그 속으로 걸어가면 되는 것이다
복잡하지만 질서가 있고
다르지만 조화로움이 공존하는
지나온 시간의 한편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왔던
상이한 화음들이 모여 내는
깊이 있는 하모니를 듣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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