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번째 봉하음악회
#화포천을 걷다(몇 년 전 사진)
사람 사는 세상이 돌아와 너와 나의 어깨동무 자유로울 때 우리의 다리 저절로 둥실~~
오는 8월 26일(토) 노무현 재단이 주최하는 14번째 봉하음악회가 '울림'이란 주제로 열린다.
늘 묘역에 서면 발아래 새겨진 돌들의 글씨를 읽어 내려갑니다.
시간이 남는 관계로 화포천 습지를 걸어보았다.
생각나는 대로 심경도 메모해 가며
< 화포천을 거닐며 > 이즈쓰다
그냥 그렇게
내 자리만 지키면
다 잘될 거라 생각했는데
세상은 얕보지 말라며
호되게 엄포를 놓습니다.
쉬이
바뀌지 않을 거란 걸 알면서도
내가 조급해져서
더 안절부절인가 봅니다
바람개비 날리는 게
바람 때문 일진 몰라도
나무그늘 일렁이는 게
바람 때문 일진 몰라도
이 순간 나를 흔들고 있는 건
분명 당신이 일으킨 바람입니다
그 바람이 그리워
화포천 길을 뚜벅뚜벅 걷노라니
시원한 바람이 내게로 옵니다
가을은 이미 코앞에 왔는데
가기 싫은 건지
할 일을 다 못했는지
매미 울음소리 더 깊어만 갑니다
그가 일으킨 바람은 매번 나를 흔든다.
언젠가 힘차게 바람개비가 돌아가고 그 바람이 우리 모두에게 불어오면 좋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입이 가볍다고 했지요. 윤석열의 입을 보세요
그러면 노무현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무게가 있는지 느껴지실 겁니다.
차이는 생각의 깊이와 올바름의 차이에서 나옵니다.
윤석열이 백번 다시 죽었다 태어나도 이해 못 할 깊이입니다.
아래글은 도종환 시인님의 시입니다. 몇 번이나 읽어도 그리고가 너무 좋아 올려놓아 봅니다.
강으로 오라 하셔서
강으로 나갔습니다.
처음엔 수천 개 햇살을
찬란하게 하시더니
산그늘로 모조리 거두시고
바람이 가리키는 아무도 없는
강 끝으로 따라오라 하시는
당신은 누구십니까.
숲으로 오라 하셔서
숲 속으로 당신을 만나러 갔습니다.
만나자 하시던 자리엔
일렁이는 나무 그림자를 대신 보내곤
몇 날 몇 밤을
붉은 나뭇잎과 함께 새우게 하시는
당신은 어디에 계십니까.
고개를 넘으라 하셔서
고개를 넘었습니다.
고갯마루에
한 무리 기러기떼를 먼저 보내시곤
그중 한 마리
자꾸만 뒤돌아보게 하시며
하늘 저편으로 보내시는 뜻은 무엇입니까.
저를 오솔길에서
세상 속으로 불러내시곤
세상의 거리 가득
물밀듯 밀려오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타났단 사라지고 떠오르다간 잠겨가는
당신은 누구십니까.
상처와 고통을 더 먼저 주셨습니다
당신은 상처를 씻을 한 접시의 소금과 빈 갯벌 앞에 놓고
당신은 어둠 속에서
이 세상에 의미 없이 오는 고통은 없다고
그렇게 써놓고 말이 없으셨습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저는 지금 풀벌레 울음으로도
흔들리는 여린 촛불입니다.
당신이 붙이신 불이라 온몸을 태우고 있으나
제 작은 영혼의 일만 팔천 곱절
더 많은 어둠을 함께 보내신
당신은 누구십니까.
#봉하마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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