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가볼만한곳 ] 가을 익어가는 군위 한밤마을에서
# 군위 한밤마을에서 고향 같은 마을이다. 마을 이름만 들어도 고소한 밤 냄새가 나는 10월의 장미는 붉음을 토하고 나도 꽃이라며 고개 내민 호박꽃 건드려주길 바라는 앙징스러운 산수유열매 마을길 가에는 바람난 꽃아씨들 이즈쓰다 담장 기왓장 햇빛 머금을 제 옹기종기 돌담엔 담쟁이만 무성하네 은행잎만 노릿노릿 이쁘게 익어갈 뿐 홍시는 따기도 전에 이미 만신창이네 채반에 얹힌 햇고추 일광욕 빠졌으니 집 지키는 대문엔 자물쇠만 덩그러니 빨까이 익은 편지함 스스로 단풍인양 배고프다 옹알대며 밥 달라 아우성이네 계절은 때 되면 말 안 해도 오는데 집 나간 피붙이는 언제 올지 모르니 기다림은 오롯이 촌노의 일이고 대신해 찾는 이는 와도 와도 객일 뿐이네 소담스러운 농촌 일상 예나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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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0. 20. 1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