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위 한밤마을에서
고향 같은 마을이다.
마을 이름만 들어도 고소한 밤 냄새가 나는
10월의 장미는 붉음을 토하고
나도 꽃이라며 고개 내민 호박꽃
건드려주길 바라는 앙징스러운 산수유열매
마을길 가에는 바람난 꽃아씨들
< 가을 그 쓸쓸함에 대하여 > 이즈쓰다
담장 기왓장 햇빛 머금을 제
옹기종기 돌담엔 담쟁이만 무성하네
은행잎만 노릿노릿 이쁘게 익어갈 뿐
홍시는 따기도 전에 이미 만신창이네
채반에 얹힌 햇고추 일광욕 빠졌으니
집 지키는 대문엔 자물쇠만 덩그러니
빨까이 익은 편지함 스스로 단풍인양
배고프다 옹알대며 밥 달라 아우성이네
계절은 때 되면 말 안 해도 오는데
집 나간 피붙이는 언제 올지 모르니
기다림은 오롯이 촌노의 일이고
대신해 찾는 이는 와도 와도 객일 뿐이네
소담스러운 농촌 일상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인데
엄니 안 보이는 마실 안에는
집 지키는 개소리 요란하기만 하고
시끄러운 객들만 무성하기만 하다
가실 은 풍성하게 익어가는데
마음은 가지처럼 앙상하게 말라가네
한밤마을 근처에 자연속 까페가 하나있다.
팔공산 자락을 타고 흐른 계곡물이 바로 카페옆으로 흘러든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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