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16 세월호 9주기
#4. 16을 기억합니다
아직도 일부에서는 세월호 얘기만 나오면 경기부터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니....
정부의 일방적인 원인 발표와 형식에 치우친 대책은 아직까지도 안전불감증에 무방비로 노출된 국민성향과 맞물려 계속되는 크고 작은 사고로 이어지고 있으나 나만 괜찮으면 되지 하는 안일한 태도는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를 늘 불안하게 만든다.
아름다운 봄에 묻히다 보니 잊고 있었다.
6년 전에 팽목항(진도항) 갔다가 썼던 글인데 이맘때면 한 번씩 소환합니다.
< 4월의 비망록 > 이즈쓰다
4월의 처음은 비로 시작되었다.
아직 흘리지 못한 눈물이 남았던가?
서럽도록 시린 비가 내렸고
그것도 부족했던지
그쳤다 내리기를 쉼 없이 이어갔다.
피어나자마자 떨어진 무수한 꽃잎만이
4월의 바닥 위에 흩뿌려졌다.
잔인한 달 4월
이젠 그만 슬퍼마라 말하지 마라
한 맺힌 아이들의 손톱자국은
선실 벽면에 고스란히 남았고
피멍 되어 흐르던 어머니의 눈물은
4월의 기억 속에 아직도 흘러내리고 있다.
그들이 딛었던 세상 위에
또다시 꽃피는 4월이 왔지만
남쪽 바다로부터 전해오는 슬픈 소식은
나무를 적시고
대지를 적시고
세상이 슬픈 노래를 부르게 했다.
이제 그만 잊으라고 말하지 마라
꽃잎 다 떨어진 그 나무에도
또다시 꽃은 피어나겠지만
피지도 못한 채 죽어간 그 아이들은
우리의 가슴속에서만 피어날 수 있다.
우리의 기억 속에서만 피어날 수 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했지 않은가?
개나리 진달래 핀 4월
적어도 살아있는 우리는
꽃보다는
아름다운 사람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차분하게 주말을 보내려 했던 마음과는 달리 어느새 바람이라도 쐬 볼 요량으로 나서는 나를 보게 된다.
집 앞 너머로 보이는 파아란 하늘의 십자가에 유난히 눈에 갔다. 팽목항 돌무더기에서 보았던 십자가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소담스럽게 핀 꽃 한 무더기라도 마음속으로 나마 못다 핀 그들 앞에 바치고 싶다 하면 너무 나간 걸까??
금오산.
바로 옆에 살면서도 생각처럼 자주 못 와보는 곳이다.
주말 저녁의 여유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금오지의 올레길을 채우고 있었다.
자연학습원에는 예쁜 튤립이 지나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쁘게 피었다 생각하며. 한참을 바라보노라니 그 모습이 왠지 아름답게 다가오질 않는다. 살아남은 자만이 누리는 과분한 행복 같아서일지도 모른다.
살아 있음으로 누리는 많은 것들이 있어 그래도 우리는 행복하다.
시간이 지나면 또 우리의 뇌리로부터 4월 16일의 아픈 기억은 점점 잊힐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이 원했던 안 원했든 간에 일어났던 그 일에 대해서 우리는 모두가 공동의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천안함도 있고, 다른 것들도 있는데 왜 세월호에만 유독 집착하느냐고....
그건 아마 이러해서 일거다.
전자는 누구나 공감하는 애통한 일이었지만, 어쩌면 발표대로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만든 결과 일지도 모르지만 세월호는 인간이 만든 재앙에 가까워서 그럴지도 모른다.
만약에 천안함의 장병들이 세월호와 같은 이유로 수몰되었다면 과연 우리가 직무를 게을리한 정부와 해경을 용서할 수 있겠는가?
천안함의 장병들이 정부의 방치 아래 바닷속에 수몰되었대도 가만히 잠자코 계셨겠습니까?
노력했음에도 어쩔 수 없는 상황과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만들어진 상황은 분명히 다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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