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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가는 것들을 위하여

일상이야기/살아가는 이야기

by 이즈원 2023. 4. 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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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의 조우

구미천을 걷다 보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있는 아파트가 보였다.
문득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사라질 옛 모습을 소환하게 된다.


폐교위기까지 몰렸던 국민학교


요행으로 버터 왔었는데
그 일대가 재개발 지역이 되면서 더 황량해 보이기 까지 한다.

 


<유년의 초상>

늦은 시간의 교정
귀가하는 햇살
머리 위로 떨어질 때
아이들 웃음소리
들리지 않는 운동장
구석진 한편에서
돌아올 아이들 기다리는
그네와 미끄럼틀


돌아갈 수 없는
먼 기억 너머의 시간들
씁쓰레한 추억만이 뇌리를 스친다
오랜만에 찾아온 학교가
낯설기만 한건
다른 시간 같은 장소가
왠지 어색해서 그런 거지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
현재와 과거  사이를
부지런히 옮겨 다니다
마침내
편한 익숙함을 핑계 삼아
허공을 향해 쓴웃음만 짓는다


조만간 사라질지도 모를 학교의 담벼락.


굳게 닫힌 철문과 공가란 공고물만이 시간 위를 메우고 있다.


유일하게 변한 건 어지러이 걸려있는 늘어난 전깃줄의 숫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


익숙한 등굣길 오가던 아이들의 재잘거림과 모습은 아직도 아련하기만 한데...


학교엎 건물의 벗겨진 페인트 자국만이 많은 시간이 지났음을 짐작케 한다.


빈 운동장을 지키는 미끄럼틀과 시이소오. 나이만 먹는 게 아니라 덩달아 외로움도 깊어지는 이유이다.
넉넉하지만 돈으로 완벽하게 채울 수 없는 것도 세상엔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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