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봄비 내린 거리마다 슬픈 그대 뒷모습
하얀 눈이 내리던 어느 날-~~~~
양희은이 불렀던 하얀 목련의 노랫말 중 일부다.
이번 봄 꽃의 개화시기는 좀 빠른 듯하다. 벌써 백목련이 꽃봉오리를 열려하고 있다.
꽃말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 해서일까? 잎이 채 피기도 전에 꽃이 달리고, 이내 그 꽃잎마저 떨어져 버리고 만다.
목련나무 아래 무수히 떨어진 목련 꽃잎을 보고 있자니 왠지 꽃말이 더 애잔하게 다가온다.
목련은 한라산이 원산지라고 한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만 분포하는 쌍떡잎 식물이라 알려지고 있으나 요즘엔 중국에 뿌리내린 목련이 역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한다.
잎이 흰 백목련과 자주색인 자목련이 있어며, 최근에는 이 두 종의 교배종인 자주목련(잎의 안쪽은 흰색이고, 바깥 쪽은 보라색) 이 많이 자생하고 있다 한다. 6개의 꽃잎과 그 중앙에 수술과 암술이 보인다
꽃잎이 활짝 피면 6개의 꽃잎이 바깥으로 벌어져 피어나 그 모양새가 우아하며, 고귀한 아름다움을 풍긴다. 그런 때문인지 은혜, 존경이라는 꽃말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이정하 시인은 이런 목련의 속성을 시로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잎이 돋아나자마자 지고 마는 목련처럼
당신은 내게 사랑의 기쁨보다
사랑의 고통을 먼저 알게 했지요
3~4월경에 잎이 채 나기도 전에 백목련 자목련의 순으로 꽃을 피운다. 그리고 채 얼마 되지 않아 무수히 낙화한 목련을 우린 보게 된다.
목련이란 말은 언뜻 보면 연꽃같이 생긴 꽃이 나무에서 핀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시인의 시 때문이라기보다 그처럼 짧은 시기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가기에 목련을 보노라면 이루지 못한 슬픈 사랑의 순애보가 그려지는가 보다.
목련꽃의 짧은 생에서 우리네 삶이 투영되었는지
류시화시인은 목련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잎을 피우기도 전에 꽃을 먼저 피우는 목련처럼
삶을 채 살아보기도 전에 나는 삶의 허무를 가졌다.
무심코 흥얼거려지는 노래
'목련꽃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가만히 생각해 보면 봄은 누구나가 자연 속에 파묻힌 시인이 되게 하는 것 같다. 한 폭의 수채화가 연상되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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