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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이 오면

좋은생각/짧은 단상 긴 여운

by 이즈원 2024. 4. 3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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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노래


오월이면 대학이 한바탕 떠들썩 해졌다. 요즘은 어떤지 몰라도 사회현실을 주제로 한 행사들이 있었고, 한때 유행했던 플래시몹 같은 단체춤판이 민중가요와 함께 공연되기도 하였다.
농민가나 해방가 같은 민중가요는 당시를 대표하던 노래들이었다.

화사한 오월에 가려져 있던 문제들을 최고의 지성이라 여겼던 학생들이 해부하고 비판하며 공통의 과제로 인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려는 의도였었던것 같다. 더러는 본질에서 일부 벗어나기도 했지만...

고작 열흘을 살기 위해 자신의 창자에서 실을 뽑아 집을 짓고 사는 누에가 있다.
행복한 시간의 이면엔 아픔과 고통의 시간도 있었음을 그저 만들어지는 현재는 없는 것이다.


<오월의 비망록>

언짢은 일 있는지
체온계는 밤낮으로
냉탕과 온탕을 들락거린다.
그렇다.
누구는 좋았던 시간이
어떤 사람들에겐
돌아가고 싶지 않은
그 오월인가 보다.


꽃가루 덮인 거리
송홧가루 범벅인 자동차
짜증 섞인 투정도 부려보지만
매년 당하는 테러인지라
덤덤하게 툭툭 털어낸다.
생존이라 변명하며
감추고픈게 많아
숨기고 싶은지도 모를 일이고


철쭉은 화사하고
이팝꽃잎 옥같이 하얗다
좋은 건 언제나
그만큼의 고통 후에나
모두에게 주어진다는 걸
희생의 디딤돌을 밟고서야
반석처럼 자리할 수 있다는 걸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안다.


강한 것 같지만 한편으론
한없이 약한 게 인간이다
무섭고 두려운 일이다.
자신을 내어 준다는 것은
대지를 적셨던 피와 눈물
그 희생과 주검들 위에서
민주주의는 꽃을 피웠다.

그걸로 우리가 산다.
그위에서 우리는 누린다.
눈부신 오월은
그냥 오지 않았다.
가만히 있는데
저절로 오는 건 없다
올 수는 있어도
바라는 모습은 아닐 것이다
꽃이 진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꽃잎이 흩날리고 나뒹굴고서야
오월을  다시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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