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들썩이는 곳 중의 하나가 강양항이다.
일출과 멸치잡이 배들의 귀항으로 아침이면 한바탕 시끌벅적이는 곳이 여기이다.
어떤 해는 멸치잡이가 신통치 않아 시끌벅적하고 생동감 있는 삶의 현장이나, 가마에서 멸치를 삶는 풍경도 구경하는 게 쉽지 않다.
그럴 경우 모처럼 맘먹고 간 해돋이 출사가 시쿵하다.
물안개 사이로 떠오르는 해돋이라도 건질 요량으로 새벽 일찍 자리를 잡고 기다린다.
일출까지 3시간 남짓 남았다
추위에 떨면서 또 몇 자 메모장에 씨부린다.
< 마음 같지 않은 세상이라도 > 이즈쓰다
끝의 시작점에 섰습니다
가야 할 곳과 멈추어야 할 곳을
여전히 모르는 여행객이지만
긴 여정 속에서
어디를 여행하고
어떤 곳에 머무르고
무엇을 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여전히 낯선 이방인인 채로
익숙한 듯
또 한 자리에 서 있습니다.
설령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기고
마음처럼 일이 잘 되지 않더라도
늘 생각대로 된 적도 없지만
잘 될 거야 란
깨알 같은 희망만
습관같이 되새김하곤 합니다
그 또한
즐거이 받아들이고 싶으니까요.
그 안에서
그 무엇보다도
그 시간 동안만큼은
행복할 거라 감히 말하렵니다
아름다운 여행은
계속되어야 하니까요.
여섯 시가 다 되어서야 주변이 어렴풋이 시야에 들어온다.
수평선 주위로 불그스름한 기운이 감돌더니 구름에 가려진 태양의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순식간이었다.
주위를 붉게 물들이더니, 눈 깜빡할 새 동그랗고 선명해지더니 이내 카메라로 잡기에는 힘들 정도로 눈부시게 빛을 발한다.
그게 끝이었다.
물안개도, 귀향하는 멸치잡이 배도 보이지 않았다.
세찬 칼바람과 살아있는 모든 것을 얼어버리게 하고도 남을 냉기만이 맴돌 뿐이었다.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하지 않아서, 모든 것이 좋지 않았다.
기대에 부풀었던 강양항 해돋이는 그렇게 끝이 났다.
이번엔 그렇지 또 와라고 바다는 속삭였고, 실패할걸 알면서도 또 가는 게 너무 자연시러워졌다.
#일출 사진 찍는 TIP
삼각대는 필수다
1. 설정모드를 AV에 맞춘다.
2. 조리개는 9~11 정도, ISO는 100
3. 반셔터를 누르면 조리개값과 ISO에 연동해 셔터스피드 값이 나옴
4. AV값의 조리개와 ISO값을 기억해 두고 M모드로 설정 변동
5. M모드에서 AV모드에서 기억된 조리개와 ISO값을 설정하고, 셔터스피드를 적당히 조절해 노출을 맞춰가며 촬영
이론상으론 이런데 사실 해돋이가 순식간에 시작되어 짧은 시간에 끝나다 보니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는데 이 정도 기본 이론을 숙지하고 반복 촬영한다면 제대로 건질 따도 있겠죠.
어떤 일이든 첫술에 배부른 건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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