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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는 자의 넋두리

좋은생각/계절이야기

by 이즈원 2023. 11. 1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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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절의 끝을 잡고 > 이즈쓰다

계절이 새고 있다
해 뜨는 아침은 자느라 보내버리고
저녁엔 지는 해를 뒤쫓아
총총걸음으로 집으로 향한다
콧대 높은 계절은 도망만 가고
혹시나 더 머무르지 않을까
길고양이처럼 눈치만 살핀다

좋아하는 건
좋아하던 사람처럼

오래 머물지 않는가 보다

그랬던 것처럼
앙상한 가지가 서리로 옷을 입고
마지막 잎새 하나까지
탈탈 털어내고 나면
그때서야
안타까워
낙엽 한 장 얼른 주워
고이 책갈피에 끼우지 싶다.
그리고
첫사랑과의 재회를
꿈꿨던 마음으로 돌아가
돌아올 계절을 기다릴 거다

피부로 오는 아침공기가 차다
냉정해지는 계절만큼이나
공기는 쌀쌀맞기만 하다
사랑은 돌아오는 거라지만
그건  어쩌면
기다리는 자의 넋두리 일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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