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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눈 오는 날에

여행이야기/우리동네 구미 이야기

by 이즈원 2022. 12. 2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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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눈 오는 날
#엿글, 사진(촬영 22.12.21)


여러 해 전 눈 오는 날 썼던 글이다.
밖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겐 눈처럼 곤욕스러운 게 없다.
미안한 맘 머금고 그래도 아이 마냥 신이 난다.
행복은 내게 없는 걸 무리해 가진다고 얻어지는 게 아니라 내게 주어진 것을 최대한 즐기는 것이다


< 눈 오는 날 ~ 이즈 >

눈이 내립니다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도
건조한 아스팔트 위에도
소리 없이 눈이 내려옵니다.
개구쟁이 악동들과
연신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도
장독대를 덮어버린 하얀 세상도
겨울나라 저편의 옛이야기지만
누군가에겐
첫사랑의 달콤한 입술처럼
또 누군가에겐
정겨운 동무들의 수다처럼
그리움 한 자락 불러주면 좋겠네요


눈싸움하던
정다운 동무들은
누군가의 엄마 아빠가 되었을 거고
러브스토리 속의 주인공 같았던
첫사랑의 애인은
삶이 준 인생 주름살을 단
다소 배가 나왔을지도 모르는
평범한 아저씨, 아줌마로 변했겠지만


눈처럼 보드랍던
눈처럼 부드럽던
입술에서 입술로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해오던
그 따스했던 온기와
그 달콤했던 입맞춤은
마시멜로 같은 달달한 느낌으로
솜사탕 같은 부드러운 감촉으로
우리 마음속에 그대로입니다


눈 오는 날
모두의 가슴속에 예쁜 소망 하나
자리했으면 합니다.
현실과 마주한 삶 속에서
오래전에 포기해 버렸던
까마득히 잊고 살았던
옛 기억 하나 불러왔으면 합니다.


또다시
눈처럼 왔다가 금세 녹아
비처럼 흘러내릴지라도
잊었다가도 다시 품을 수 있는
예쁜 소망 하나 간직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세상이 하얀 눈처럼
깨끗해지지 않을까 합니다


동화 같은 눈 오는 날이
현실 속의 동화가 되었으면 합니다
괴물이 되어버린 그들이
오래전에 포기했을지도 모를
동화 속의 이야기들이
겨울동화처럼 살아났으면 합니다
그 소망들이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눈꽃으로 피어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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