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원사 가는 길
사실상 80번 버스의 종점이라고 해도 무방한 각원사 정류소 입구는 식당가가 늘어선 정감 가는 마을이다.
오타루를 가보지는 않았지만 처음 보는 마을 풍경이 꼭 오타루 같다.
첫눈을 만난 풍경이 자못 신기하였던지 나는 길냥이 마냥 이곳저곳을 한참을 서성거리며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마을에서 각원사 까지는 약 800m 사실상 그 시작점이 되는 곳이다.
마을에서 각원사 방향으로 오르막길로 조금 걷다 보면 연화지가 나온다.
파란 하늘과 하얀 눈의 색 대비가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연화지를 삥 둘러가며 나무데크로 길이 놓여 있다.
길 옆에 무량공덕 계단 (203 계단) 은 청동 좌불과 연결되는 계단인데 애석하게도 공사로 출입 금지였다.
연화지에서 각원사 까지는 걷기 딱 좋은 길이의 오르막이다.
낭만고양이처럼 눈 위에 처녀 발자국을 찍어가며 걷노라니
눈이 말을 건다.
뽀드득뽀드득
내가 답한다
눈 오는 날에는
< 눈 오는 날에는 ~ 이즈 >
장우산을 준비해야 한다.
따신 벙어리장갑을 해야 한다.
밑이 까칠한 신발을 신어야 한다.
털 있고 모자 달린
야상을 입어야 한다.
마음은 아이 같아야 한다.
굼벵이 자동차에
짜증 내지 말아야 한다.
우체부의 느린 편지에도
감사해야 한다.
눈 치우는 미화원의
수고로움을 잊지 않아야 한다
눈 오는 날
마음은 천사 같아야 한다.
하늘에서 내려온 게
선물 같은 눈이라면
내 속에도
훈훈한 감동이
눈처럼 소복이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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