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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가볼만한곳 ] 추억으로 저물고 기억은 다시 쓰이는 다대포 해변

여행이야기/알고가자 여행!

by 이즈원 2023. 9. 1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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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사진 일부 가벼왔음.


부산 다대포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면 애처가가 되어야 살아남는다.


지난밤엔 이불을 덮었다가 차내고, 아침에는 그늘과 햇살 사이를 몇 번을 왕복하고 나서야 계절에 적응할 수 있었다.


몸이 먼저 약삭빠르게 애추가(愛秋家)가 되려고 무던히 노력하는 요즘이다.


코트깃을 세운 트렌치코트의 남녀를 바라보는 일도
아름답게 페인팅된 나무를 보는 일도
아니면 노을 지는 저녁 석양을 무심히 바라보는 일도


상상만으로도 무척이나 멋져 보이는 가을이란 계절이 주는 선물이다.

 

 


그런 감정을 안고 바다로 간다.
나이를 먹어 주책은 분명히 맞지만
그럴 때면
바다는 그대로이고, 사람들은 그런 바다 저너머를 바라본다.

수평선 너머로 무언가 있는 듯. 무얼 찾기라도 하는 듯 그냥 바라본다.


아마 평소엔 놓치고 살았던 것들의 기억이 무의식적으로 바다 저 너머를 보는 것 같다.

어차피 다시 자기 것이 될 수 없지만 희망처럼 기억 한편에 남겨뒀다가 마음이 쉬고 싶을 때, 사는 게 힘이 들 때 한 번씩 불러내어 위안 삼으려고...


바다로 마지막 여름의 불꽃들이 떨어진다.
바다로 나간 사람들도, 해안의 사람들도 해변가로 모여든다.
바다의 하루가 남겨주는 마지막 선물을 보기 위해서

바다는 이미 가을이고, 가을은 바다도 물들이며 온다.

 


여름의 바다가 20대의 생동감 있는 바다였다면, 가을 바다는 인생의 참맛을 알아가는 중년의 바다이다.

꿈을 위해 발버둥 치고 고민했던 청년이 이제는 삶을 이해하고, 인생을 이해하고, 무얼 하고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에 대해 생각하는 것.

가을 바다는 그런 바다다.


끊임없이 오가는 파도처럼 만나고 헤어지고, 오고 가고, 아이가 자라고 , 어른이 되고, 또 새로운 사랑이 생겨나고
또 밀물이 오고 썰물이 가고, 또 아이가 생기고, 자라고, 사랑을 하고....

여름이 남겨놓은 가을의 바다는 우리네 삶을 닮은 그런 바다다.

 

 


추락하는 여름은 마지막 날개를 펄럭이며 안간힘을 쓰고 있었고,바다에
 남겨진 가을은 추억을 다시 써 내려가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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